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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수출, 하반기 반등에도 역성장 계속될 것”

입력 | 2023-06-14 19:53:00

기사 내용과 무관한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KB증권은 13일 리포트에서 삼성전자의 3분기(7~9월) 반도체 영업손실을 1조9000억 원으로, 4분기(10~12월)에는 적자를 벗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3분기까지는 여전히 어둡지만 1분기(1~3월·4조6000억 원 적자), 2분기(4~6월·3조8000원 적자 추정)와 비교하면 점차 나아질 것이란 예측이다. 신한투자증권은 SK하이닉스가 3분기 2조3000억 원의 적자를 낼 것으로 예상했다. 역시 1분기(3조4000억 적자)와 2분기(3조 원 적자 추정)에 비해서는 느리지만 적자폭이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다.

한국 수출 1위 품목인 반도체가 2분기 바닥을 찍고 하반기(7~12월)에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글로벌 경기 침체로 PC와 스마트폰 시장이 더딘 회복세를 보이면서 반도체 수출이 역성장에서 벗어나기까지는 상당 기간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14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개최한 ‘한국경제 덮친 수출 한파, 산업별 전망’ 세미나에서도 이 같은 전망이 나왔다.

반도체는 지난해 기준 한국 전체 수출의 18.9%를 책임진 핵심 수출 품목이다. 반도체 수출 부진은 한국 경제에 가장 직접적인 타격으로 작용하고 있다. 올 상반기(1~6월) 반도체 수출은 글로벌 경기 둔화로 전년 동기 대비 35.1%나 감소했다. 메모리반도체 단가가 급락한 영향이 크다.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D램 DDR4 8Gb 단가는 지난해 3.41달러에서 올 4월 1.45달러로 57.5% 떨어졌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월별 반도체 수출 실적이 최저점을 지나고 있는 만큼 상반기보다는 점차 호전될 것”이라면서 “다만 하반기에도 전년 동기 대비 12.8%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반도체 수출 전망의 부정적 요인으로는 글로벌 경기 둔화로 반도체 수요 산업인 PC와 스마트폰 시장이 여전히 부진을 꼽았다. 정보기술(IT) 제품 교체 주기가 길어지고 개인들의 전자제품 소비 심리가 약해진 것도 요인이다. 반대로 인공지능(AI) 서비스 확대와 글로벌 데이터센터의 설비 교체 수요 확대는 수출 회복을 기대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이차전지와 자동차 수출은 전기차 성장에 힘입어 하반기 전망이 밝다. 세계 이차전지 시장은 각국의 전기차 보급 정책 확대로 2021년 563억 달러(약 72조 원)에서 2030년 3726억 달러(476조5600억 원)로 연평균 23.4%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 이차전지 산업은 중국을 제외한 세계 시장에서 53.4%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다만 유럽연합(EU)의 이차전지 환경기준이 강화되고 증국의 세계 시장 진출이 본격화되며 한국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리튬, 니켈 등 핵심광물 공급망 다변화, 차세대 전지 초격차 확보 등 과감한 투자와 대응이 필요하다는 의견들도 제기됐다.

자동차는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전기차 대규모 양산능력을 확보하는 등 점유율을 끌어올리며 하반기 수출을 견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과 일본 등 전통적인 완성차 기업들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이 감소하는 사이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판매량 기준 ‘글로벌 톱3’에 올랐다. 팬데믹이 끝나고 이동 제한이 사라지며 렌터카와 택시 등 영업용 차량 수요가 늘어난 점은 한국 자동차 수출 증가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