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국무총리가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07회 국회(임시회) 제3차 본회의 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3.6.14/뉴스1
“국회법을 보십시오. 의원님. 국회법을 좀 보세요. 국회법을 좀 보시라고요.”
국회 대정부질문 마지막 날인 14일 한덕수 국무총리는 세 번째 질의자로 나선 더불어민주당 고민정 의원의 질의에 격앙된 목소리로 이같이 말했다.
고 의원이 “2010년 국가정보원에서 언론 통제용으로 작성한 문건”이라며 들고 나온 자료를 바탕으로 질의를 하자 한 총리의 목소리도 높아진 것. 고 의원이 “(문건에 담긴) 사실 관계를 확인해달라고 묻지 않았습니까”라고 하자 한 총리는 “적절하지 않은 질의”라고 했다. 한 총리는 “국회법에 보면 48시간 이전에 (질의) 요지를 국회의장한테 전달하고 국회의장은 48시간 이전에 관련된 자에게 전달해야 한다. 저 서류와 관련된 것 단 한 번도 48시간 이전에 저한테 전달이 된 바가 없다”며 답변을 거부했다.
정치권에서는 한 총리가 대정부질문 마지막날 작심하고 대응에 나선 것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12일부터 사흘 동안 이어진 대정부질문에서 야당 의원들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문제 등을 두고 한 총리에게만 집중 질의를 이어갔다. 민주당 어기구 의원은 한 총리에게 “일본을 대변해서 이 자리에 나온 것 같다. 한 총리는 일본 총리시냐”고 했다. 또 한 총리가 음용기준에 맞는다면 방류수를 “마실 수 있다”고 한 것에 대해 민주당 의원들은 “직계가족하고 같이 드시면 어떻겠냐”(윤재갑 의원), “공수해올까요?”(김성주 의원) 등의 발언을 쏟아냈다.
김준일기자 ji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