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망간주 토지 49년간 무상 임차 토마토-씨감자 등 농산물 생산 현지서 유럽까지 열차 수송 가능 과채류 수출 지역 확대 기대
2일 우즈베키스탄 나망간주 청사에서 박정현 부여군수(왼쪽)와 샵카트 압두라조코프 나망간 주지사가 대규모 영농기지 건설에 대한 협약을 맺었다. 부여군 제공
우즈베키스탄 나망간주. 수도 타슈켄트에서 300km 떨어진 이곳은 40도가 넘는 더위에 토질이 척박하고 영농 기술도 낙후돼 있다.
충남 부여군이 앞으로 이 광활한 미개발지에 대규모 영농단지를 조성해 중앙아시아에 K농업을 심는다고 14일 밝혔다. 해외에 이 같은 대규모 영농기지를 개척하는 것은 국내 기초자치단체 가운데 부여군이 처음이다.
부여군은 나망간주에 축구장 480개 면적에 달하는 땅을 49년간 무상으로 임차해 농업특화단지를 조성하는 협약을 맺었다. 부여군과 국내 농업 관련 기업이 기술과 자본을 제공하고 나망간주는 토지와 인력을 제공한다. 우선 토마토와 씨감자를 심기로 했는데 부여군은 국내 최대의 토마토 산지다.
샵카트 압두라조코프 나망간 주지사는 “한국의 신기술을 이용해 농업 생산성을 높일 방법을 배우고 싶다. 이를 통해 새로운 시장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새로운 시장이란 물류비 부담과 신선도 유지의 문제 때문에 동남아시아까지에 머물렀던 과채류 수출 지역을 중동과 유럽까지 확대하는 것을 말한다. 나망간주에서 유럽까지는 열차 수송이 가능하다.
우즈베키스탄은 2030년까지 약 5만5000ha의 신규 온실을 건설할 예정이어서 이 분야의 기술을 보유한 국내 영농법인들은 기대감에 들떠 있다.
부여군과 함께 이 프로젝트에 참여할 강성민 스마트팜 기업 대표는 “나망간주를 소련 붕괴로 생긴 독립국가연합(CIS)과 중국으로까지 판매망을 넓힐 수 있는 글로벌 시장 교두보로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정현 부여군수는 “정부의 해외농업개발 사업에 하나의 전기를 마련했다고 생각한다”며 “나망간주의 영농기지는 평소엔 우리 농산물의 해외 수출기지, 식량 위기땐 우리에게 식량을 공급하는 기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