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델리히, 루체른 심포니와 내한 “여덟살때 처음 연주했던 특별한 곡 인간 존재에 대한 깊은 통찰 느껴”
아우구스틴 하델리히는 10대 시절 큰 화상을 입었으나 부상을 극복하고 이 시대를 대표하는 바이올린계 거장으로 우뚝 섰다. 빈체로 제공
바이올리니스트 아우구스틴 하델리히(39)는 지난해 서울시립교향악단 ‘올해의 음악가’로 활동해 한국 음악팬들에게 친숙한 이름이다. 그가 1806년 설립된 스위스 최고(最古)의 명문 악단 루체른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바이올린 협주곡의 제왕’으로 불리는 베토벤 바이올린 협주곡을 협연한다. 27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2006년 인디애나폴리스 국제콩쿠르에서 우승하며 세계 무대에 나왔고, 워너뮤직 등에서 수많은 음반을 내놓으며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하델리히를 e메일로 만났다.
―베토벤 바이올린 협주곡은 지난해 핀란드 방송교향악단과 협연하는 등 자주 무대에서 연주했지만 아직 음반으로 녹음하진 않았습니다. 이 곡의 어떤 면을 보여주고 싶은지요.
―지금 사용하고 있는 악기 ‘레두크 엑스 셰링’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전설적인 바이올린 연주가 헨리크 셰링이 소유했던 악기입니다. 그의 음반을 들으며 자란 팬으로서 이 악기를 연주하게 된 건 믿기 힘든 일이었어요. 코로나19 직전에 이 악기를 갖게 됐는데, 팬데믹 기간에 많은 연습을 하며 악기의 여러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어요. ‘레두크’의 풍부한 색채와 따스한 광채는 특별합니다. 셰링도 말했듯이 연주하기 쉬운 악기는 아니지만 정말 아름다운 소리로 보상받고 있습니다.”
―지난해 서울시향 ‘올해의 음악가’ 활동을 비롯해 한국과 인연이 깊어졌습니다.
“열정적이고 따뜻하고 친절한 관객들이 특히 기억에 남아요. 제가 몇 년 동안 한국에 대해 품었던 다른 연결고리는 스타크래프트입니다. 온라인으로 한국에서 열리는 스타크래프트 대회를 자주 봤거든요. 한국 음식을 좋아해서 뉴욕에 있는 한인타운에도 자주 갔었는데, 이번 여행에서도 기대하고 있습니다.”
루체른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서울 공연은 2018년 이후 5년 만이다. 2019년에는 통영국제음악제 개막 공연 등에 출연했다. 이번 공연에서는 2021년부터 수석지휘자를 맡고 있는 미하엘 잔데를링이 지휘봉을 들고 베토벤 바이올린 협주곡 외 20세기 초 독일 작곡가 슈레커의 ‘간주곡’과 베토벤 교향곡 5번을 들려준다. 잔데를링은 2013, 2015, 2019년 드레스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함께 내한해 한국 음악팬들에게 친숙한 이름이다. 7만∼20만 원.
유윤종 문화전문기자 gustav@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