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이더맨: 어크로스… ’ 21일 개봉 5년 만의 속편으로 마블팬 관심 인종-배경 다른 스파이더맨 가득 “평범한 주인공 공감돼 꾸준한 인기”
애니메이션 영화 ‘스파이더맨: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에서 스파이더맨 마일스 모랄레스가 위험에 빠진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도시를 누비고 있다. 영화는 모랄레스가 다중 우주 속 수많은 스파이더맨을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소니픽쳐스코리아 제공
“관객들에게 ‘스파이더맨이 우리 동네에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갖게 하는 영화입니다. 이번 영화엔 특히 세계의 많은 문화권 이야기가 포함됐어요.”
21일 개봉하는 애니메이션 ‘스파이더맨: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를 연출한 켐프 파워스 감독은 14일 화상 기자간담회에서 말했다. ‘스파이더맨…’은 제91회 아카데미 장편애니메이션상을 탄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2018년)의 속편이다. 전작이 마블 코믹스 만화 컷들을 스크린에 그대로 구현한 것 같은 독특한 영상미와 속도감 있는 전개, 비트감이 돋보이는 음악으로 호평을 받은 만큼 이번 작품도 팬들에게 기대를 받고 있다.
파워스 감독은 “이번 영화는 전작과 비교해 감정선을 건드리는 장면들이 더 많다. 주인공들에 대한 이해도를 돕는 이야기가 더 담겨 있고, 다양한 캐릭터가 추가로 등장한다”고 했다. 이번 편은 전작과 같은 멀티버스 세계관 속에서 주인공 흑인-히스패닉 혼혈 스파이더맨 마일스 모랄레스(샤메익 무어)가 다른 세계의 수많은 스파이더맨들을 만나 벌어지는 이야기다. 스파이더우먼 그웬(헤일리 스테인필드), 아기 아빠가 된 스파이더맨 피터 파커(제이크 존슨), 임산부 스파이더우먼 제시가 드류(이사 레이), 인도인 스파이더맨 파비트르 프라바카르(카란 소니) 등 다양한 인종과 성별, 배경을 가진 스파이더맨들이 등장한다.
그는 스파이더맨이 영화, 만화, 애니메이션 등 여러 장르에서 사랑받는 이유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모든 게 (원조 스파이더맨인) 피터 파커에서부터 시작됐어요. 너무 평범하고 모범생 같은 사람인데 마스크를 끼면 이웃을 구하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들죠. 피터가 매력적이었던 것처럼 모랄레스도, 어떤 스파이더맨 캐릭터라도 대중이 좋아하지 않을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경찰서장인 아버지와 대립하는 스파이더우먼이자 모랄레스에게 사랑과 연민을 느끼는 그웬 역의 헤일리 스테인필드는 “공감할 수 있는 인간적인 고민이 담겨 있기 때문에 스파이더맨 시리즈가 사랑받는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영화의 면면을 제대로 감상하고 이해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100번은 봐야 한다”며 웃었다.
영화 제작에는 박태현 모델링 슈퍼바이저, 벤 최 스토리보드 아티스트, 이승희 수석 애니메이터, 지나 윤 VFX 라이팅·컴포지팅 아티스트 등 한국인들도 여럿 참여했다. 파워스 감독은 가장 좋아하는 한국 배우로 송강호를 꼽았다. 그는 “송강호는 연기력이 매우 뛰어난 배우라 작품이 나올 때마다 찾아보고 있다”고 했다. 또 영화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을 언급하며 “봉준호는 ‘히어로’다. 최근 활동하는 감독 중 가장 훌륭한 감독 중 한 명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 영화계에는 감독, 배우, 스태프 할 것 없이 최고의 구성원으로 가득하다. 꼭 같이 협업해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스테인필드 역시 “‘오징어게임’의 정호연 배우를 만난 적이 있다. 함께 연기해보고 싶다”고 밝혔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