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달가슴곰 오삼이(관리번호 KM-53) /뉴스1
한반도 중남부를 광활하게 떠돌았던 반달가슴곰 ‘오삼이’가 폐사했다.
14일 국립공원공단은 전날 경북 상주시에서 반달가슴곰(관리번호 KM-53)이 폐사했다고 밝혔다.
오삼이는 관리번호 53에서 딴 별명으로, 국내에서 태어난 53번째 수컷 반달가슴곰이다.
2018년 5월에는 대전-통영고속도로 생초나들목 인근에서 버스에 치이는 교통사고를 당해 크게 다쳤지만 수술받고 회복돼 더욱 ‘유명곰’이 됐다.
오삼이의 주 활동 지역은 덕유산-가야산-수도산-민주지산 권역이었다. ‘반달가슴곰계 콜롬버스’라고 불릴 만큼 여러 지역을 탐험하며 살았다.
여기저기서 사고도 많이쳐 당국의 ‘관심곰’이었다. 작년과 재작년 반달가슴곰이 일으킨 재산피해 76건 가운데 68%인 52건을 오삼이가 일으켰다. 지난달에는 충북 옥천군의 농가에서 벌통 6개를 부순 뒤 꿀을 먹고 달아나기도 했다.
오삼이는 지난 13일 경북 상주시 인근에서 목격됐으며 민가로부터 100m 이내까지 접근하기도 했다.
이에 공단은 포획을 시도했는데, 마취총을 쐈으나 도망쳤다.
이후 오삼이는 계곡에서 쓰러진 채 발견됐다. 발견 직후 응급처치를 했으나 결국 폐사했다.
공단은 오삼이가 마취되는 중에 이동하다가 힘이 빠지면서 계곡 쪽으로 쓰러져 익사한 것으로 추정하고 부검으로 정확한 사인을 밝힐 예정이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