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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아동 발달검사 무료 지원”

입력 | 2023-06-15 03:00:00

서울아이발달지원센터 8일 개소
18∼30개월 아동 무료 발달검사
언어-운동-사회성 등 종합 판단
“학부모가 원하면 심층상담 연계”



12일 오후 서울 양천구 이글아이 어린이집에서 강신애 서울아이발달지원센터 팀장(왼쪽)이 발달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서울시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영유아의 언어 발달 등이 지연됐다는 지적이 나오자 이 센터를 만들고 생후 18∼30개월 아동의 발달 검사를 지원하고 있다. 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자, 우리 뒤로 한번 걸어볼까? 하나 둘, 하나 둘.”

12일 서울 양천구 이글아이 어린이집. 18개월 아이의 발달검사를 맡은 강신애 서울아이발달지원센터 팀장이 부드러운 말투로 말했다. 뒤로 한 발 내디디려던 아이는 옆으로 몸을 틀더니 보육교사에게 손을 내밀었다. 강 팀장은 아이의 행동을 관찰하며 결과를 기록했다.

강 팀장은 “18개월 아동이면 80% 정도는 뒤로 걸을 수 있는데 불안해 제대로 못 한 것으로 보인다”며 “센터로 돌아가 오늘 검사 영상을 종합 분석해 발달 정도를 판단할 것”이라고 했다.

서울시가 8일 동작구에 ‘서울아이발달센터’(센터)를 설치하며 18∼30개월 아동의 발달 검사 지원을 시작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영유아의 언어 발달 등이 지연됐다는 지적을 감안한 것이다. 실제 시가 지난해 어린이집 영유아 456명을 조사한 결과 3명 중 1명(152명)은 언어나 인지 능력 등에서 발달이 더딘 것으로 나타났다.

● 3명 중 1명 ‘발달 우려’

센터는 무료 발달 검사부터 심층 상담, 치료 연계 등을 원스톱 서비스로 지원하고 있다. 발달 검사의 경우 최근 병원 대기 기간이 1년 이상인 데다 검사 비용은 20만∼70만 원에 달해 받기가 쉽지 않았다. 이에 시는 희망하는 어린이집에 센터의 전문 인력을 파견해 18∼30개월 아동에 대한 발달 검사를 지원하고 있다. 어린이집을 다니지 않는 아동은 다음 달부터 서울아이발달지원센터에서 검사받을 수 있다.

이날 센터 전문가 2명은 이글아이 어린이집에서 발달 검사를 진행했다. 한 명은 언어, 미세운동, 사회성, 인지 능력 등을 검사했고, 다른 한 명은 담임 교사를 대상으로 평소 아이의 언어 습관과 행동 특징 등을 파악했다.

센터 관계자는 “아이들이 낯을 가려 부정확한 결과가 나올 수 있기 때문에 담임 교사를 통해 평소 아이의 상태까지 확인하는 것”이라며 “검사 이후 추가 지원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센터로 연계해 심층 상담을 진행한다”고 말했다.

오세훈 시장은 이달 8일 센터 개소식에 참석해 “마스크 착용 장기화가 아이들의 언어와 인지 발달 등에 영향을 미치진 않았을지 부모님들의 걱정이 많으실 것”이라며 “센터를 통해 영유아 발달 문제를 조기에 검사해 엄마 아빠의 걱정을 덜어드리고 아이들의 성장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 ‘객관적 평가’에 교사·학부모 만족

학부모와 어린이집 반응도 긍정적이다. 이글아이 어린이집에 따르면 지난달 학부모를 상대로 진행한 희망조사에서 54명 중 49명이 발달 검사를 받는 것에 동의했다. 발달검사 결과는 부모가 동의하는 경우 어린이집에도 제공된다. 심층 상담을 원하는 학부모가 서울시보육포털 홈페이지(iseoul.seoul.go.kr)에서 신청하면 무료 심층 상담도 받을 수 있다.

이글아이 어린이집 관계자는 “교사는 발달 전문가가 아니다 보니 아이들의 발달 단계를 객관적으로 평가하기 어렵다”며 “전문가들이 와서 전반적인 발달 검사를 해주니 교사들도 편하고, 부모들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소정 기자 soj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