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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운전 신고했지? 같이 죽자” 이웃에 흉기 휘두른 60대 징역 5년

입력 | 2023-06-15 07:28:00


경찰에 음주운전 사실이 적발되자 이웃 주민이 신고했다고 의심해 흉기를 휘두른 60대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6부(정진아 부장판사)는 살인미수와 특수주거침입 혐의로 구속기소 된 A 씨(61)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

A 씨는 지난해 9월 차량을 몰던 중 이웃 주민인 70대 여성 B 씨의 조카가 운전하던 차량과 부딪히는 사고를 냈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A 씨가 혈중알코올농도 0.213%의 만취 상태로 운전한 사실을 적발하고 그를 이튿날 새벽까지 조사했다. A 씨는 이전에도 음주운전으로 형사처벌 받은 전력이 4차례나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조사를 받고 귀가한 A 씨는 이날 오후 혼자 술을 마시며 자해를 하다가 30㎝ 길이 흉기를 들고 B 씨의 집에 찾아가 B 씨 목을 향해 흉기를 휘둘렀다. 비명을 듣고 온 A 씨의 동생이 말린 덕분에 B 씨는 목숨을 건졌지만 목 부위에 2주간 치료가 필요한 큰 상처를 입었다.

경찰 조사에서 A 씨는 “음주 신고를 B 씨가 했다고 생각했고 혼자 죽기 억울해 찾아갔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법정에서 “B 씨의 목에 흉기를 들이밀어 상해를 입히긴 했지만, 원통함을 호소하고 겁을 주는 과정에서 흉기가 목에 스쳤을 뿐 살해하려는 고의는 없었다”며 살인미수 혐의를 부인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범행 당시 A 씨가 B 씨에게 ‘너랑 같이 죽으려고 왔다’, ‘혼자 죽기 그러니까 너 데리고 같이 죽을 거야’라고 말했다는 수사 기록을 판단 근거로 “A 씨는 미필적으로나마 자신의 행위로 B 씨가 사망할 가능성이 있었음을 인식할 수 있었다”며 A 씨의 모든 혐의를 유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B 씨의 고통이 상당함에도 A 씨는 피해복구를 위해 노력하지 않았고 피해자로부터 용서받지도 못했다”면서도 “살인 시도가 미수에 그쳤고 A 씨가 사건 당일 술을 마시고 우발적으로 범행한 것으로 보인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송치훈 동아닷컴 기자 sch5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