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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력 보호하는 이어플러그, 착용감·소재·용도 고려해야

입력 | 2023-06-15 09:09:00


청력은 한 번 손상되면 원상태로 되돌아오지 않는다. 청각 개선 치료법이 있긴 하지만 완전한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 온전한 청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이어폰이나 헤드폰의 음악 볼륨을 의도적으로 줄이거나 소음이 심한 곳은 피하는 것이 좋다.

산업안전보건법에서는 하루 8시간 기준 85dB 이상 소음이 발생하는 작업을 ‘소음작업’으로 규정하고 매년 특수건강진단을 받도록 권한다. 85dB 이상 소음은 피하라는 말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65dB을 넘어선 소음은 신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소음에 노출되는 사람이라면 이어플러그를 사용해 청력을 보호하는 것이 좋다. 출처=엔바토엘리먼트


어쩔 수 없이 소음에 노출되는 사람이라면 이어플러그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이어플러그는 귀를 막아 불필요한 소음을 차단하는 장비다. 주로 커널형 인이어 이어폰처럼 생겼다. 단 음악이나 음성을 재생하지는 않는다.

과거에는 소음작업장에서 근무하는 근로자, 헬기나 항공기 조종사 등 산업 분야에서 많이 사용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집중이 필요한 학생, 수면장애를 호소하는 소비자, 소리에 예민한 사람도 이어플러그를 찾고 있다. 특히 층간소음으로 시달리는 사람의 수요가 늘고 있다.

이어플러그, 착용감·소재·용도 확인할 것

이어플러그는 겉모습이나 기능이 단순하다. 그만큼 다양한 제품이 판매되고 있다. 형태와 소재는 물론, 가격대도 백 원대부터 십만 원대까지 천차만별이다. 그렇다고 아무 제품이나 고르면 소음 차단 효과는커녕 오히려 불편함을 겪을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어플러그를 선택할 때 착용감과 소재, 용도를 고려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가장 중요한 것은 착용감이다. 온전한 소음 차단 효과를 위해서는 귀에 꼭 맞는 것을 골라야 한다. 귓구멍보다 작으면 차음 성능이 떨어지고, 귓구멍보다 크면 얼마 지나지 않아 압박감과 통증이 느껴진다. 문제는 사람마다 귀의 크기와 모양이 다르다는 것. 같은 사람이어도 양쪽 귀가 다르다. 일단 여러 크기를 착용해 보고 차음 성능이 좋으면서 불편하지 않은 크기를 찾으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양쪽 귀 크기가 다르니 각각 테스트하는 것이 좋다.

소음 차단 효과만 보면 스펀지 재질의 저렴한 이어플러그도 추천할 만하다. 출처=엔바토엘리먼트


소음 차단 효과만 보면 스펀지 재질의 저렴한 이어플러그도 추천할 만하다. 내부의 공기층이 소음을 차단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효과는 그리 오래가지 않는다. 보통 이어플러그는 귀보다 크게 만든다. 이것을 일시적으로 압축시킨 후 귀 안에 밀어 넣는 방식이다. 처음에는 차음 효과가 좋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떨어진다. 원래 형태를 유지하려는 성질 탓에 시간이 지날수록 팽창하고, 점차 귀 밖으로 밀려나기 때문이다. 압박감도 문제다. 소재가 팽창하면서 귀의 불특정한 부위를 압박해 오래 착용하면 통증이 느껴진다. 한동안 제거했다가 다시 착용해야 한다.

일부 제조사는 고정력을 높이기 위해 지지대를 추가하기도 한다. 귓바퀴에 끼워 처음 착용한 상태를 유지하는 장치다. 하지만 거치적거리는 지지대 탓에 오히려 불편함을 호소하는 소비자도 있다. 이 역시 직접 테스트하면서 자신에게 맞는지 확인해야 한다.

이어플러그를 고를 때는 소재도 확인해야 한다. 주로 스펀지나 실리콘 소재를 사용하는데, 이는 먼지나 귀지가 쉽게 들러붙는다. 특히 스펀지 소재 제품은 손으로 압축한 후 사용하기 때문에 표면이 오염되기 쉽다. 세균이 번식할 수 있고, 심한 경우 중이염을 유발하기도 한다. 스펀지 제품의 경우 길어도 3일 이상은 사용하지 말 것을 권한다.

이어플러그를 고를 때는 착용감, 소재, 용도를 확인해야 한다. 출처=사운드캣


용도 또한 확인해야 할 부분이다. 사용자마다 소음을 차단해야 하는 환경이 다르다. 수면이나 학습용, 층간소음 방지를 위해 사용한다면 모든 소음을 차단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사무실이나 산업현장 등 근무처에서는 일반 소음은 줄이되 동료의 목소리는 잘 들려야 한다. 헬기나 비행기 조종사 역시 마찬가지다. 외부 소음은 줄이고 교신 내용은 잘 들려야 한다. 이런 이유로 일부 이어플러그는 공기 흐름을 조절하는 통풍구나 필터를 추가한다. 특정 음역대 소리가 잘 들리도록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이어플러그는 귀 안에 오랜 시간 착용해야 하기 때문에 의외로 따져야 할 요소가 많다. 물론 정답은 없다. 사람마다 신체조건, 소음 차단이 필요한 환경 등이 다르기 때문이다. 이를 확인하고 그에 맞는 것을 골라야 제대로 된 소음 차단 효과를 볼 수 있다.

개인 맞춤 제작으로 착용감·압박감 개선

다양한 제조사가 안정된 소음 차단 효과와 편안한 착용감을 갖춘 이어플러그를 만들고 있다. 그중 하나가 음향기기 수입사 사운드캣이다. 사운드캣은 기존 이어플러그의 단점을 해결하기 위해 귓본 채집, 의료용 실리콘을 적용한 이어플러그 ‘사이프(SIFE)’를 내놨다. 소음 차단 성능으로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의 인증도 받았다.

사이프(우)는 개인 맞춤 제작이기 때문에 일반 이어플러그(좌)와 달리 착용감이 좋고 압박감이 덜하다. 출처=사운드캣


사운드캣에서 사이프를 제작하고 있는 커스텀팀 박정현 팀장은 “일부 보청기 수입사의 경우 귓본을 직접 채집하는 경우가 있지만 제작은 본사에서 따로 한다”라며 “귓본 채집부터 제작까지 하는 곳은 사운드캣이 국내 유일하다”고 설명했다.

사운드캣은 얼티밋이어스(UE), 64오디오 등 커스텀 이어폰을 유통하며 지난 15년간 수만 명의 귓본을 채집했다. 단순히 귓본만 채집하는 것이 아니다. 귀 형태를 10μm(0.01mm) 단위로 조절하는 고정밀 성형 기술을 통해 사용자 귀에 꼭 맞춘다. 귀 내부 굴곡에 따라 자연스럽게 안착하니 쉽게 빠지지도 않는다. 수면용의 경우 밤새 뒤척여도 처음 착용한 상태를 유지한다. 압박감도 덜하다. 귀와 닿는 모든 부위에 압박감을 고르게 분산시켜 오래 착용해도 통증이 거의 없다.

사이프는 신체조건이나 환경, 용도를 고려한 이어플러그다. 사진은 사이프 딥슬립. 출처=사운드캣


소재는 의료용 실리콘을 사용한다. 피부가 민감한 사람도 알레르기 반응이나 염증에 대한 염려 없이 사용할 수 있다. 물에 넣고 끓여도 되고 알코올로 닦아도 된다. 깨끗한 상태를 유지하면서 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또한 다양한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수면용, 학습용, 일상용, 뮤지션용, 산업용, 조종사용 등 6가지 라인업으로 출시됐다. 소음 차단 정도나 소재, 공기 유입량 조절 필터 적용 여부 등이 다르다.

박 팀장은 “청력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소음이 발생하는 환경에서 벗어나는 것이 가장 좋지만, 그럴 수 없다면 자신에게 잘 맞는 이어플러그를 사용한 것이 효과적이다”라며 “신체조건이나 환경, 용도 등을 고려한 이어플러그는 산업현장뿐 아니라 일상의 불편함을 해소하는데 도움을 준다”고 강조했다.

동아닷컴 IT 전문 한만혁 기자 mh@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