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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행하고, 훔치고, 놓치고’ 광주경찰 도 넘은 기강 해이

입력 | 2023-06-15 11:49:00

성범죄·절도·음주운전 등 각종 비위, 피의자 관리 부실 잇따라
"채용단계부터 꼼꼼한 검증해야, 징계수위 높이고 교육 강화"




광주 경찰이 직업윤리와 책무를 저버린 심각한 기강 해이로 빈축을 사고 있다.

성범죄·절도·음주운전 등 각종 비위와 피의자 관리 부실이 잇따르면서 강도 높은 혁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5일 광주경찰청 등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최근까지 광주경찰청 징계현황(불문경고~파면)은 총 6건이다.

최근 광주 광산경찰서 지구대 소속 A경감은 강제추행혐의로 송치됐다.

A경감은 지난 3월 광주 서구 한 유흥주점을 찾아 여성 B씨의 신체 일부를 만진 혐의를 받는다.

최근 3년간 성범죄 종합 대책을 3차례 발표했지만, 성 비위가 재발하면서 대책이 구호에 그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성범죄 피해를 당했을 때 경찰의 안전한 보호를 받을 수 있다는 믿음마저 흔들릴 수 있다는 시민 목소리도 나온다.

도박 혐의로 붙잡은 외국인들에 대한 관리 소홀도 구설에 올랐다.

지난 11일 도박하다 광산경찰서 월곡지구대로 임의 동행된 베트남인 10명이 회의실 창문(열린 틈 약 20㎝)으로 달아났다. 베트남인 모두 35시간 만에 자수 또는 검거됐지만, 경찰의 안일한 관리는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현직 경찰이 각종 범죄를 저질러 처벌·징계받은 사례도 이어졌다.

광산경찰서 한 지구대 소속 B경위는 지난달 23일 만취 상태로 빈 차에서 현금 15만 원을 훔쳐 달아나다 절도 혐의로 현행범 체포됐다.

지난달 4일엔 광주경찰청 기동대 소속 C순경이 음주운전을 하다 추돌사고를 낸 뒤 안전조치를 하지 않고 달아나 파면됐다.

지난 4월 21일엔 광주 북부경찰서 한 지구대 D경위가 술에 취한 상태에서 다른 술집 손님의 차량을 훔쳐 타 절도 혐의로 입건됐다.

지난 3월 28일엔 광산서 수사과 E경위가 음주운전을 하다 연석을 들이받고 강등됐다.

지난 2월 3일엔 광산서 모 파출소 소속 F경위가 교통사고를 낸 뒤 후속 조치를 하지 않아 감봉 2개월 처분을 받았다.

지난해 12월 13일엔 광주 서부경찰서 한 지구대 소속 G경사가 전남 나주 한 골프장 탈의실에서 지갑을 훔쳐 달아나 파면됐다.

같은 해 10월 7일 광산서 한 지구대 H경위가 음주운전을 하다 발각돼 강등됐고, 8월 21일엔 서부서 한 지구대 I경위도 근무를 마치고 집 가는 길에 자전거를 훔쳐 타 해임됐다.

최근 광주 경찰 징계 건수는 ▲2019년 7건 ▲2020년 6건 ▲2021년 12건 ▲2022년 8건으로 집계됐다.

비위·물의가 잇따르자, 경찰 내부에서도 ‘시민 볼 면목이 없다’며 비판·자성의 목소리가 나온다.

전문가·시민사회는 경찰 직업윤리 교육(직무 집행·인권행동강령 등)과 비위 행위자 처벌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고 봤다.

김정규 호남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최근 초임 경찰관의 비위가 늘고 있다. 채용 단계서부터 인성과 자질을 따지는 게 중요하고, 필터링이 안 됐더라도 신임 교육을 강화해 사명감과 윤리 의식을 부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우식 참여자치21 사무처장은 “경찰은 법 집행을 하는 곳이기 때문에 스스로 모범을 보여야 한다”며 “시민들이 생명과 안전을 위해 의지하는 기관인데, 그 조직이 부패했다면 시민의 불안은 커질 것”이라며 재발 방지를 위한 ‘엄격한 처벌’을 강조했다.


[광주=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