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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 무당’ 故 백남준, 제주 굿과 한 판 벌인다[청계천 옆 사진관]

입력 | 2023-06-15 12:59:00

通;백남준과 제주, 굿판에서 만나다展
제주돌문화공원..15일 개막 8월 31일 까지
비디오 조각, 회화, 판화, 사진 등
최초 공개영상 등 다양한 작품 전시




1990년 굿 퍼포먼스를 벌이는 故 백남준 Ⓒ 최재영      


세계적인 비디오 아티스트 고(故) 백남준(1932~2006)의 예술세계가 신화의 땅 제주에서 오늘부터 8월31일까지 78일간 콜라보 됩니다. “신화를 파는 것이 나의 예술”, “우리의 얼은 굿이다”, “나는 굿쟁이다”라는 그의 말처럼 백남준의 예술세계는 신화와 샤머니즘을 뿌리에 두고 첨단 과학기술을 결합했습니다. 그래서 ‘신기 넘치는 아방가르드 전자 무당’으로 불리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위의 사진 처럼 백남준은 지난 1990년 세상을 떠난 절친이자 은인이었던 독일 전위예술가 요셉 보이스(1921~1986)를 추모하며 굿판을 벌인 바 있습니다. 도포를 쓴 백남준은 요강과 주발을 주렁 주렁 매달고 장죽으로 기물을 두드리거나 머리로 치며 절친의 넋을 부르며 위로를 했습니다.





“한국의 무속은 신과 인간을 연결해 주는, 한마디로 소통이야!” - 故 백남준 작가

그의 말처럼 이번 전시는 ‘통(通)’을 주제로 했습니다. ‘神通’, ‘身通’, ‘信通’, ‘伸通’, ‘新通’의 5세션의 ‘통(通)’으로 테마가 나뉘어 제주돌문화공원 오백장군갤러리에서 총 100여점의 전시가 굿판을 벌일 준비를 마쳤습니다. “소통과 공감이 절실한 현대 사회에서 예술과 예술 아닌 것의 경계가 허물어진다. 죽은 자와 산 자가 통하며 일상과 신성이 만나고, 과거와 현재와 미래가 연결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마련한 전시“라고 전시를 큐레이션한 ‘갤러리 누보’의 송정희 대표는 기획 배경을 전했습니다.

<通;백남준과 제주, 굿판에서 만나다展>
1) Section I (神通) 1990년, 백남준 굿 퍼포먼스 사진 작품
2) Section II (身通) 백남준 굿 사진, 영상, 비디오 설치 작품
3) Section III (信通) 백남준 작품 中 오방색과 빛을 활용한 작품 + 제주 굿 기메
백남준 비디오 조각 + 제주 동자석 연출
4) Section IV (伸通) 백남준 음악 전시: 피아노 연출, 영상, 악보, 평면작업 등
5) Section V (新通) 백남준 평면드로잉, 보내며 환생하는 의미 살려 굿 사진 연출

1990년 굿 퍼포먼스를 벌이는 故 백남준 Ⓒ 최재영


개막식은 금일 3시 제주돌문화공원 오백장군갤러리에서 굿으로 시작 합니다. 백남준을 오마주하는 제주 굿 퍼포먼스 ‘붓시왕맞이’(제주큰굿보존회 서순실 심방)를 마련했고 전시장에서는 백남준이 작곡한 음악을 라이브로 연주합니다. 참석자들은 굿판에 함께 하며 소원 한 가지씩 종이에 담아 소원지를 작성해 심방에게 전할수 있습니다. 전시 기간 백남준과 굿을 좀 더 깊이 알수 있도록 백남준의 음악과 연계된 토크콘서트 프로그램도 운영할 예정입니다.

첫 세션은 사진 전시인데 최재영 전 중앙일보 사진국장이 1990년 백남준이 서울에서 친구였던 요셉 보이스를 위해 펼쳤던 추모굿을 친밀감 있는 거리에서 기록한 사진으로 시작합니다. 언론인 출신 최재영 사진가는 은퇴 후 제주에서 지내며 이곳의 역사, 문화, 현재의 삶을 기록하는 다큐멘터리 사진가로 제2의 인생을 개척하고 있습니다. 아래는 최재영 씨의 전시 사진 입니다.

제주도 전통굿 Ⓒ 최재영


서순실심방 Ⓒ 최재영

와흘 Ⓒ 최재영

오용부심방 Ⓒ 최재영

김금화 Ⓒ 최재영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