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 피아니스트 출신 김예지 의원 첫 대정부질문서 여야 의원 박수갈채 한동훈-한덕수 “나와있다” 말하며 배려
“작은 어항 속에서는 10cm를 넘지 않지만 수족관에서는 30cm까지, 강물에서는 1m가 넘게 자랍니다.”
시각장애인 피아니스트 출신인 국민의힘 김예지 의원은 14일 국회 본희의장 연단 앞에 서서 두 손으로 점자를 읽으며 환경에 따라 성장의 크기가 달라진다는 물고기 코이 얘기를 꺼냈다. 김 의원은 “아직도 우리 사회에는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들의 기회와 가능성의 성장을 가로막는 다양한 어항과 수족관이 있다”며 “이러한 어항과 수족관을 깨고 국민이 기회의 균등 속에서 재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도록 정부가 더욱 적극적으로 강물이 돼 달라”고 당부했다. 통상 여야간 고성이 찌렁찌렁하던 본회의장은 여야 의원의 박수갈채로 채워졌다.
국민의힘 김예지 의원이 14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연단에 서 두 손으로 점자 원고를 읽으며 대정부질문을 하고 있다. 뉴시스
국민의힘 김예지 의원이 14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한동훈 법무부 장관에게 장애인 정책에 대해 질의하고 있다. 뉴시스
국회 입성 후 3년 만에 첫 대정부질문에 나선 김 의원은 점자 원고에서 두 손을 떼지 않고 정부의 장애인 정책 강화를 촉구했다. 김 의원은 “발달장애인 학대 사건은 보통 공익단체 등의 고발을 통해 수사가 시작된다”며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결과로 고발인의 이의신청권이 없어져 경찰에서 불송치 결정하면 학대 사실 자체가 영원히 미궁으로 사라진다”고 지적했다. 또한 장애인 학대 사건 심리에서 보조인을 지원하는 제도가 최근 4년간 한 건도 없을 만큼 유명무실한 점도 개선을 촉구했다.
국회의원은 대정부질문에서 질문시간이 12분으로 제한되지만 김 의원은 신체 장애가 있는 의원의 경우 교섭단체 협의가 있으면 국회의장이 추가 시간을 부여하는 국회법에 따라 6분을 더 부여받아 18분 동안 마이크를 잡을 수 있었다. 여기에 한 장관과 한 총리 답변시간까지 합쳐 26분 동안 대정부 질문을 했다. 대정부질문에서 추가시간을 부여받은 것은 2005년 정화원 한나라당 의원, 2009년 정하균 새누리당 의원에 이어 김 의원이 세 번째 사례다.
국민의힘 김예지 의원이 14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안내견 조이와 함께 연단에 오르고 있다. 뉴시스
조동주 기자 dj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