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시흥시·서울대·서울대병원과 함께 ‘도전장’ -임병택 시장 “목표·여건·의지 삼박자 갖춘 최적지”
WHO 글로벌 바이오 클러스터 조감도. 경기 시흥시 제공
경기 시흥시(시장 임병택)가 ‘WHO 글로벌 바이오 캠퍼스’ 유치에 강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경쟁 지역에 비해 늦게 유치전에 뛰어들었지만, 경기도, 서울대와 함께 조성하기로 한 바이오 클러스터 등을 앞세워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WHO는 바이오의약품 제조 인력을 양성하고 각 나라의 백신 자급력을 높이기 위해 ‘글로벌 바이오 인력양성 허브’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는데, ‘글로벌 바이오 캠퍼스’가 핵심 사업이다.
● 국내 첫 산·학·연·병 집적 창업생태계 조성
시흥시는 지난해 9월 경기도, 서울대와 ‘글로벌 의료바이오 혁신생태계 조성 및 산업 육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서울대 시흥캠퍼스와 배곧 서울대병원을 중심으로, 국내 최초의 산·학·연·병이 집적된 창업생태계를 조성한다는 내용이다. 세계 최고 수준의 미국 보스턴 바이오 클러스터가 롤 모델이다.클러스터가 형성되면 대학병원은 연구와 임상을 맡고, 기업은 유통 판매까지 원스톱으로 할 수 있어 시너지 효과도 낼 수 있다. 보스턴 바이오 클러스터도 하버드대와 매사추세츠 공대(MIT)가 중심이 돼 병원과 연구기관, 제약바이오기업 1000곳 이상이 모여 있다. 화이자, 얀센, 모더나 등 글로벌 바이오기업 18곳도 이곳에 있다.
서울대는 국내 최고의 바이오 연구 메카다. 해외 기관이나 대학과의 협력체계도 잘 형성돼 있다. 바이오산업 전주기 포괄 교육프로그램과 맞춤형 교육이 가능한데다, WHO 협력 기관인 국제백신연구소도 있다. 서울대는 WHO 글로벌 바이오 캠퍼스 유치에 적극적이다. 바이오 공학 분야를 비롯해 의대·약대까지 바이오 관련 역량을 총동원해 전문 교육프로그램까지 구성했다.
배곧 서울대병원은 전국 최초로 진료 연구 융합형 종합병원으로 건립된다. IT 기반 스마트 임상시험센터를 운영하고, 병원 특허 기반의 기술 이전 및 바이오 창업 활성화를 지원할 계획이다.
WHO 글로벌 바이오 클러스터 교육협력동 조감도. 경기 시흥시 제공
● 교육부터 연구, 시판까지 가능
시흥시는 목표는 교육부터 연구, 시판까지 한 곳에서 가능한 대규모 바이오 창업생태계를 마련하는 것이다. 서울대 연구역량과 서울대병원의 첨단 기술이 시너지를 내기 위한 전략적 지원 시스템도 이미 마련했다. 시흥시가 미래 산업 육성 중장기 전략(Let Them Succeed)을 세웠는데, 서울대와 서울대병원을 중심으로, 연구 지원 인프라를 구축한다는 내용이다. 여기에 글로벌 인재 양성부터 기업의 성공적인 정착까지 전 과정을 지원하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서울대 시흥캠퍼스 창업 육성 프로그램 운영으로 지난해 창업기업 14개를 양성했다. 올해부터는 중소창업벤처부 예비창업패키지사업에 선정돼 해마다 32개 창업기업을 발굴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1000개의 창업기업을 키우겠다는 것이 시흥시의 목표다.
경기도와 구축한 협력체계 역시 사업 추진에 큰 힘이 되고 있다. 경기도는 현재 우리나라 최고 수준의 바이오산업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바이오산업 인력만 4만 7000명, 바이오산업 판매 수출액은 8조 7000억 원에 이른다.
WHO 글로벌 바이오 클러스터 교육협력동 및 연수동 조감도. 경기 시흥시 제공
● 정부 평가 기준 ‘최적지’
시흥시가 자신감을 보이는 이유는 또 있다. 정부의 평가 기준에 시흥시만큼 캠퍼스 유치에 최적지는 없다는 게 시흥시의 입장이다.시흥시는 인천공항과 가까워 해외 인력 유입이 원활하고, KTX광명역, 신안산선 등 철도교통 역시 안정적으로 구축돼 있다. 인근 인천항과 촘촘한 고속도로망을 활용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배곧신도시가 사업 부지를 둘러싸고 있어 정주 여건도 뛰어나다. 배곧신도시는 4.9㎢ 면적 인구 7만 명가량이 살고 있다. 상업, 의료, 관광 등 생활 밀접 기반 시설이 고루 갖춰져 있다. 배곧에는 현재 시흥시가 조성 중인 해양레저 복합단지가 있어 세계 최대 인공서핑장과 해양 생태과학관 등 여가시설이 풍부하다는 점도 플러스 요인이다.
임병택 시장은 “목표의 명확성과 조성 여건, 지자체의 의지까지 삼박자가 두루 갖춰진 시흥시가 WHO 글로벌 바이오 캠퍼스 조성의 최적지”라며 “서울대의 우수한 인력과 경기도의 바이오산업 역량 등을 고려하면 성공적으로 유치할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한다”고 말했다.
조영달 기자 dalsar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