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희 한국도핑방지위원회(KADA) 위원장이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근처에서 자전거를 타고 있다. 중학교 시절 농구를, 대학 시절 스키와 윈드서핑을 시작해 평생 즐기고 있는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때부터는 거리 두기를 하며 탈 수 있는 자전거에 빠져 살고 있다.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양종구 기자
2018 평창 겨울올림픽 및 패럴림픽 조직위원회 최고의료책임자였던 그는 올림픽 이후에도 같이 운동하며 봉사활동을 계속하자며 2019년 결성한 ‘오싸디’(올림픽 스키경기 의무지원팀 사이클 디비전)에 합류해 자전거를 타고 있다. 이 위원장은 포장도로와 비포장도로를 함께 탈 수 있는 그래블바이크를 즐긴다. “MTB는 너무 위험해 부상 위험이 높았다. 도로를 타다 가끔 산속으로 빠져들고 싶었다”고 했다. 그는 “차로는 못 가는 곳을 가서 즐기는 재미가 쏠쏠하다”고 했다.
서울 광운중 시절 축구와 농구를 즐겼던 이 위원장은 “발로 하는 것보다 손으로 하는 게 좋았다”며 농구에 빠져들었다. ‘농구 명문’ 용산고, 연세대에 들어가선 자연스럽게 하는 농구와 보는 농구까지 즐겼다. 연세대 의대 농구 동아리 활동을 했고 병원장을 지낸 원주세브란스병원에도 동아리를 만들어 매주 목요일 농구를 했다. “이영희에겐 목요일 오후 7시부터 10시까지가 농구하는 시간”으로 못 박았다. 그는 ‘환갑잔치는 농구코트에서’란 버킷리스트를 2007년 제자들과 함께 실천하기도 했다.
대학 1학년이던 1977년 겨울 강원 진부령 알프스스키장에서 스키를 처음 접했다. 우연한 기회에 체험했는데 눈과 스키가 너무 좋아서 겨울방학 때마다 스키장에서 보냈다. 1982년 경기 양수리에서 윈드서핑을 배웠고 1990년대 초반 경남 거제 옥포대우병원, 부산 봉생병원 등 바다 근처 파견근무 때 무동력 수상스포츠의 매력에 푹 빠졌다.
이렇게 스포츠를 좋아하다 보니 이 위원장은 재활의학을 전공하게 됐고, 자연스럽게 스포츠계와의 인연도 시작됐다. 척추 손상 및 뇌 손상 분야 재활의학 전문인 그는 장애인들의 스포츠 참여를 도왔고, 1998년 나가노 겨울패럴림픽,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겨울패럴림픽 때 한국 대표팀 주치의를 맡았다. 그는 “그때 겨울 스포츠 메가 이벤트의 전문적인 의료지원 경험을 많이 쌓았다”고 했다. 2002년부터 평창 겨울올림픽 유치위원회에서 활동했고, 대회 유치와 성공 개최에 힘을 보탰다.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의무분과에서도 일했다. 이런 활동 덕분에 의사로서는 드물게 체육훈장(맹호장)까지 받았다.
“운동은 모든 질병의 예방과 치료에 꼭 필요합니다. 이는 학술적으로도 이미 증명됐습니다. 농구를 하고 스키, 자전거 등을 타야 죽는 날까지 건강하게 살 수 있습니다. 질병 없이 건강하게 사는 게 중요합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