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D―300 여론조사]〈하〉 경기 6개 권역별 표심은 59석중 27석 걸린 나머지 3개 권역선 여야, 오차범위 내 접전 벌여 ‘코인 논란’ 김남국의 안산 단원을… “金 반성없어 실망” “그래도 與 심판”
전국 광역자치단체 중 가장 많은 지역구 의석(59석)을 보유한 경기의 내년 총선 표심 조사 결과 더불어민주당이 6개 권역 중 3개 권역에서 오차범위 밖에서 국민의힘을 앞섰다. 지역구로 보면 32석이 걸린 지역이다. 27석이 걸린 나머지 3개 권역에서는 여야가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 21대 총선 참패한 與, 野와 격차 좁혀
15일 동아일보가 여론조사 업체인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9∼12일 경기 지역 성인 남녀 802명을 대상으로 ‘내년 총선에서 어느 정당 후보에게 투표하겠느냐’고 물은 결과 국민의힘 후보를 뽑겠다는 응답은 30.6%, 민주당 후보를 뽑겠다는 응답은 37.4%로 집계됐다. 양당의 격차는 6.8%포인트로 오차범위(±3.5%포인트) 내다.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는 지지 유보층도 26.6%에 달했다. 지난 대선에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45.6%)와 민주당 이재명 후보(50.1%)의 경기 지역 격차는 4.5%포인트였다. 지난해 경기지사 선거에서 민주당 김동연 후보(49.06%)와 국민의힘 김은혜 후보(48.91%) 간 격차는 0.15%포인트였다.이런 조사 결과에 대해 국민의힘 관계자는 “해당 권역은 전통적으로 호남 출신 유권자가 많이 살았던 데다 최근에는 신도시 개발과 서울 집값 급등으로 30, 40대 유권자까지 많이 유입되면서 국민의힘에 더욱 어려운 토양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 관계자도 비슷한 분석을 내놓으면서 “내부적으로 이들 권역이 호남 역할을 하게 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안방인 호남처럼 북서해안권 등이 향후 민주당의 핵심 지지 기반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다만 나머지 3개 권역에서는 여야 격차가 오차범위 내였다. 국민의힘은 경기의 중심인 남부중심권(수원 용인)에서 39.4%를 얻었다. 이 권역에서 민주당은 37.6%를 기록해 두 당의 격차는 오차범위 내인 1.8%포인트였다. 또 북부내륙권(양평 의정부 남양주 구리 포천 가평 양주 동두천 연천)에선 국민의힘이 34.7%, 민주당이 39.1%였고 남동내륙권(성남 이천 광주 하남 여주)에선 국민의힘이 29.9%, 민주당이 36.4%였다. 각각 양당의 격차가 4.4%포인트, 6.5%포인트로 오차범위 내였다.
여당 관계자는 “이 권역들은 도농복합지역으로 애초 보수에 나쁜 지역이 아니었다”며 “지난 총선에서 재난지원금에서 시작된 ‘여당(민주당) 지지 바람’에 민주당이 크게 이겼지만, 민주당의 실정을 겪고 다시 원상태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야당 관계자는 “특별히 지난 총선과 지금 국면이 다르다고 보진 않는다”면서도 “다만 최근 ‘돈봉투 사건’ 등으로 일시적으로 지지율이 빠진 것이 아닌가 예상한다”고 말했다.
● 김남국 지역구 안산 등 남부외곽권 표심 변수
내년 22대 총선을 앞두고 경기 지역에서 관심이 쏠리는 지역은 안산 평택 화성 등이 있는 남부외곽권이다. 이 권역은 20대, 21대 총선에서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나란히 1승 1패씩을 주고받았기 때문이다. 11석이 있는 이 권역에서 20대 총선 결과 국민의힘은 6석, 민주당은 5석을 얻었지만 21대 총선에선 민주당 10석, 국민의힘 1석으로 뒤집혔다.특히 거액의 코인 보유 의혹으로 민주당을 탈당한 김남국 의원의 지역구가 안산 단원을이란 점에서 이 권역의 주목도는 더 높아진 모양새다. 안산 단원을 지역에서는 “김 의원이 반성도 없어 실망감이 크다”는 여론과 “국민을 무시하는 여당을 심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엇갈렸다. 13일 단원구 화랑유원지에서 만난 김명수 씨는 김 의원을 향해 “그렇게 돈이 많으면서 신발 다 떨어졌다는 얘기와 돈 보태 달라는 얘기를 왜 했는지 이해가 안 된다. 너무 뻔뻔하다”고 했다. 50대 양모 씨는 “후쿠시마 오염수 배출 문제 등 윤석열 정부와 여당이 국민을 무시하는 것 같다”며 “당연히 총선 때 심판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기에 평택, 화성은 인구 증가로 선거구가 늘어날 가능성이 커 남부외곽권의 정치적 무게감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국회 관계자는 “몇 년 사이 화성, 평택 등 경기 남부 지역의 인구가 크게 늘어 화성의 경우 현재 3석에서 4석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또 경기 유권자들 사이에서는 정권견제론이 정권안정론보다 높게 나타난 것도 내년 총선의 변수다. 이번 조사에서 정권 견제를 위해 야당 후보를 지지하겠다는 비율(42.7%)이 정권 안정을 위해 여당 후보를 지지하겠다는 비율(33.2%)보다 높았다.
여기에 수도권 3개 광역자치단체 중 경기 지역 유권자들은 현역 의원에게 가장 싸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서 현역 의원을 뽑겠다는 응답은 16.7%에 불과한 반면 ‘다른 인물을 뽑겠다’는 응답은 38.2%에 달했다.
안산=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
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