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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쿠바 대통령 회담…미국 제재 압박 속에서 결속 행보

입력 | 2023-06-16 08:19:00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이 미국의 제재를 받고 있다는 공통점을 가진 중미 국가들 순방 행보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마지막 순방국인 쿠바를 방문해 미겔 디아즈카넬 쿠바 대통령과 회담하며 결속을 다졌다.

1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베네수엘라와 니카라과를 방문한 데 이어 쿠바를 찾은 라이시 대통령은 이날 오전 하바나에서 열린 무역 포럼에서 디아즈카넬 대통령과 만나 양국이 전력 생산, 생명공학, 광업 등에서 협력할 기회를 모색할 것이라 밝혔다.

그는 현재 쿠바와 이란은 많은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면서, 양국의 관계는 하루하루 더욱 강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두 정상은 회담을 통해 법무부와 관세청 간 협력을 증진하기로 함께 뜻을 모았다.

디아즈 카넬 대통령은 “베네수엘라, 니카라과, 쿠바, 이란은 끈질긴 저항으로 ‘양키 제국주의’와 동맹국들의 제재, 봉쇄, 간섭에 용감하게 맞서야 했던 나라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라이시 대통령의 쿠바 방문을 통해 이란과 복잡한 국제 현안들을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확신했다.

라이시 대통령은 지난 12일부터 베네수엘라, 니카라과에 이어 쿠바까지 중남미 3개국을 차례로 방문하고 있다. 라이시 대통령의 이번 순방 국가들은 모두 미국의 제재를 받고 있는 국가들이며, 모두 좌파 정부가 집권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앞서 방문한 베네수엘라는 이란과 함께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회원국으로, 지난해 6월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이란을 방문하기도 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당시 이란과 향후 20년간 석유, 석유화학, 국방 분야의 협력 계획에 서명했다.

존 커비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이 같은 라시이 대통령의 중남미 국가들 순방 행보와 관련한 질문에 미국은 이 지역들에 대해선 미국의 국익과 안보에만 초점을 두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지난해 가을 쿠바는 허리케인으로 인해 상당한 피해를 입었는데, 당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등과 연이어 회담하고 경제 협력을 위한 계약에 서명하는 등 밀착 행보를 보여 왔다.

피델 카스트로의 1959년 혁명 직후부터 광범위한 미국의 제재를 받아왔던 쿠바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 당시 가장 강력한 제재를 받아 식량, 연료, 의약품 부족 사태까지 빚어져 전례 없는 경제 위기를 겪었다.

라이시 대통령의 이 같은 중남미 국가 순방 행보는 이례적인데, 그는 이번 행보를 두고 각 국가들과의 관계의 ‘전환점’이라고 평가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