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부 실습용으로 기증된 시신 일부를 빼돌려 판매한 혐의로 기소된 미국 하버드대학 의과대학 영안실 관리자 세드릭 로지(가운데)가 종이로 얼굴을 가리고 있다. ⓒ(GettyImages)/코리아
미국 하버드대학 의과대학 영안실 관리자가 해부 실습용으로 기증된 시신 일부를 빼돌려 판매한 혐의로 기소됐다.
14일(현지시간) CNN방송과 AFP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펜실베이니아 검찰은 하버드대 의대 시체 안치소 관리인인 세드릭 로지(55)를 시신을 훔치고 밀매한 혐의로 기소했다고 밝혔다.
펜실베이니아 연방지방법원에 제출된 기소장에 따르면 로지는 아내 데니즈 로지(63) 등 공범과 함께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에 있는 하버드 의대 영안실에서 해부를 마친 시신의 머리, 뇌, 피부, 뼈 등 신체 부위를 몰래 빼돌렸다.
2020년에는 시신 2구에서 얼굴 부위를 빼돌려 매클린에게 600달러(약 77만 원)에 팔았고, 2019년에는 시신 머리 부분을 테일러에게 1000달러(약 128만 원)를 받고 넘겼다.
로지 부부는 시신을 판매하며 온라인 결제서비스 페이팔로 테일러한테서만 39차례에 걸쳐 3만7000달러(약 4740만 원) 이상을 받았다고 검찰은 밝혔다. 또 매클린과 테일러를 의대 영안실로 데려와 ‘구매 대상’을 직접 고르게 하기도 했다.
검찰은 로지가 2018년부터 올해 3월까지 이런 식으로 유해 일부를 훔쳐 팔아온 것으로 보고 있다. 일부는 우편으로 판매하기도 했다.
미국 하버드대학 의과대학 전경. ⓒ(GettyImages)/코리아
사태를 파악한 하버드대는 로지를 지난달 6일 해고했다. 하버드대 의대 측은 성명을 내고 “우리 캠퍼스에서 이런 충격적인 일이 일어났다는 사실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며 “이는 의학 교육과 연구 발전을 위해 이타적으로 자신의 시신을 기증한 사람들에 대한 배신이다. 이 일로 기증자의 가족이 겪게 된 고통에 유감을 표한다”고 전했다.
하버드대는 연방 당국과 협력해 누구의 시신이 피해를 봤는지 조사 중이다. 또 외부 패널을 선임해 시신 기증 프로그램과 영안실 정책을 평가하고 보안을 개선하기 위한 작업에 나섰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