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2년생 포드 '인디아나 존스'로 복귀 15년만에 다시 나온 다섯 번째 시리즈 1981년 이후 42년 간 닥터 존스로 살아 "존스의 나이든 모습 보여주고 싶었다" "위험한 액션? 못하게 하면 화가 난다"
“전 아직도 아주 위험해 보이는 액션 연기를 해낼 자신이 있어요. 그런데 제작진은 제 안전을 걱정해서 못 하게 하죠. 그럴 땐 정말 화가 나요. 전 정말 하고 싶거든요.”
배우 해리슨 포드(Harrison Ford·81)에게 액션 연기에 관해 묻자 이런 대답이 돌아왔다. 1942년 생, 진작에 은퇴를 했어도 이상하지 않을 나이가 된 노배우는 아직 현역이다. 현역이기만 한 게 아니라 마치 20대 배우처럼 온몸을 내던지며 연기한다. 물론 당당한 근육질 몸매는 사라졌고 움직임도 굼뜨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액션 스타다. 포드는 “강한 신체 활동을 요구하는 연기는 지금도 재밌다”고 했다.
포드가 인디아나 존스가 돼 다시 돌아왔다.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 다섯 번째 영화 ‘인디아나 존스:운명의 다이얼’이다. 2008년 네 번째 영화 ‘인디아나 존스:크리스탈 해골의 왕국’이 나온 이후 15년만이다. 1981년 ‘레이더스’라는 제목으로 시작된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는 42년 간 이어져 왔다. 그리고 포드는 그 40년 넘는 세월을 모두 견뎌내고 다시 한 번 ‘닥터 존스’ 혹은 ‘인디’로 불리는 이 불세출의 모험가로 복귀했다. 인디아나 존스는 영화 역사상 손에 꼽히는 캐릭터. 미국 매체 엠파이어는 역사상 가장 위대한 캐릭터로 인디아나 존스를 꼽았다. 2위는 제임스 본드였다.
“4편을 끝낸 뒤에 다시 나올 ‘인디아나 존스’ 영화는 반드시 그가 나이를 먹었다는 걸 보여주는 작품이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런 영화라면 언제든지 나갈 의향이 있었죠. 다만 그런 이야기를 담은 시나리오가 잘 개발되지 않았을 뿐이었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흘렀고, 제임스 맨골드 감독이 만든 시나리오를 보고 나서야 이젠 할 수 있겠다 싶었죠.”
이날 자리에 함께한 제임스 맨골드(James Mangold·60) 감독 역시 “인디아나 존스 뿐만 아니라 제임스 본드(007)도, 이선 헌트(미션 임파서블)도, 한 솔로(스타워즈)도 나이를 먹을 수밖에 없다”며 “우린 항상 나이가 든다는 사실을 회피하려고 하는데, 이번 영화를 통해서 시간이 가진 의미, 흘러버린 시간이 인디아나 존스에게 준 영향 등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영화는 아르키메데스가 발명한 유물을 둘러싸고 인디아나 존스와 존스의 학문적 동지였던 바질 쇼의 딸 헬레나 쇼가 엮이면서 벌어지는 모험을 그린다. 헬레나는 아버지가 평생을 바쳐 연구한 유물을 찾기를 원하고 존스는 그 유물을 찾게 되면 위험한 일이 벌어질 거라고 생각해 그를 따라 예상하지 못한 여정을 떠나게 된다.
포드는 이번 영화에 대해 “모두가 미래를 보는 시대에 과거만 보고 있던 남자가 등 떠밀려 모험을 하게 되는 스토리”라고 설명했다. 이 영화 배경은 1969년, 아폴로 11호가 달에 가고 닐 암스트롱이 인류 최초로 달 표면을 밟은 바로 그 해다. “인디아나 존스는 과거가 진실의 원천이라고 보는 사람입니다. 트렌드에 맞지 않죠. 모두가 미래를 보는 시대에 과거를 보던 남자가 마지막 여행을 떠난 뒤 평생 이어온 모험을 끝낸다는 영화적 구조가 정말 환상적이죠.”
포드는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를 현대판 동화로 비유했다. 아버지가 아들에게, 아들이 다시 그의 아들에게 전해주는 이야기 같은 영화라는 얘기였다. “이 시리즈는 유행을 타지 않습니다. 온 가족이 함께 볼 수 있는 클래식한 영화라는 거죠. 아마 그래서 오랜 세월 사랑 받는 것 같아요.”
맨골드 감독 역시 포드의 말에 동의했다. “최근에 나오는 액션 영화는 액션 자체에 집중하죠. 하지만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는 그런 영화가 아니에요. 액션도 중요하지만, 그만큼 이야기가 중요하고 인물들 간 감정이 중요하죠. 사랑도 있고 코미디도 있고 가볍게 즐길 수 있으면서도 인간 보편의 메시지도 있어요. 이게 바로 인디아나 존스가 사랑받는 이유입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