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무부는 15일(현지 시간) 발표한 ‘2023년 인신매매 보고서’에서 북한을 21년 연속 최악의 인신매매국으로 평가했다. 한국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2등급’ 평가를 받았다.
보고서는 북한을 최저등급인 3등급으로 분류하면서 정치범 수용소 수감자를 8만~12만 명, 식당과 공장 등 중국에서 일하는 북한 근로자 규모를 2만~10만 명으로 추정했다. 이어 “북한은 국가가 후원하는 강제 노동으로 얻은 수익금을 정부 운영에 사용했다”고 지적했다.
또 “탈북이나 제3국 망명을 목적으로 국경을 넘은 북한 주민은 최소 5년의 노동교화형에 처해진다”며 “중국에 머물고 있는 탈북자들이 중국 당국에 적발되면 강제로 북한으로 송환돼 강제 노동이나 고문, 낙태, 처형 등 가혹한 처벌을 받는다”고 밝혔다.
국무부는 한국과 관련해서는 “한국 정부는 이주 노동자들 사이에 노동착취 인신매매가 만연하고 있다는 보도에도 불구하고 외국인 강제노동 피해자를 식별하는 보고를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다만 “인신매매 근절을 위해 상당한 노력을 하고 있다. 한국 정부의 노력이 전반적으로 증대됐다”고 평가했다.
미국은 2001년부터 자국법에 따라 평가국을 1~3등급으로 분류하는 인신매매 보고서를 매년 발간하고 있다. 한국은 2001년 첫 보고서에서 3등급을 받았으나 이후 줄곧 1등급을 유지하다 지난해 2등급으로 분류됐다. 올해 보고서에선 한국과 함께 일본, 스위스, 뉴질랜드 등이 2등급, 북한과 중국, 러시아 등 24개국이 3등급으로 분류됐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