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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빌 게이츠, 올해 베이징서 만난 첫 번째 미국인 친구”

입력 | 2023-06-16 16:50:00

회담 중인 시진핑 국가주석과 빌 게이츠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중국중앙(CC) TV 방송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16일 중국 베이징에서 빌 게이츠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를 만났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전했다. 시 주석은 이 자리에서 게이츠 창업자에 “올해 베이징에서 만난 첫 번째 미국인 친구”라며 친밀감을 드러냈다. 시 주석이 외국 기업인을 접견하는 것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처음이다.

보도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날 빌앤드멀린다게이츠재단의 공동 이사장을 맡고 있는 게이츠 창업자와 만나 “3년 넘게 못 봤는데 (오랜만에) 만나게 돼 반갑다”고 인사를 건넸다. 시 주석은 이어 게이츠 창업자를 두고 “중국 발전 사업에 참여하고 많은 일을 한 사람”이라며 “우리의 오랜 친구”라고 했다.

게이츠 창업자는 이에 “오늘 만나 뵙게 돼 영광이다. 과거 우리는 매우 좋은 교류를 했다. 오늘 시 주석과 나눌 중요한 이야기가 많다”며 “지난 4년간 중국에 오지 못해 아쉬웠으나 이번에 다시 오게 돼 설렌다”고 화답했다. 그는 2019년 방중 이후 처음으로 베이징을 찾았다. 두 사람의 만남은 2015년 중국 하이난성에서 열린 ‘보아오포럼’ 이후 8년 만이기도 하다.

시 주석은 미국에 대한 우호적인 입장을 직접적으로 드러냈다. 그는 “중미 관계의 기초는 민간에 있다고 항상 말하고 있다”며 “우리는 미국 국민에게 희망을 걸고 있다. 양국 국민이 우호적으로 지내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결코 국력이 강해지면 반드시 패권을 추구하는(國强必覇·국강필패) 옛길을 걷지 않고 다른 나라와 함께 공동발전을 이루며 인류의 운명공동체 구축을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은 최근 국방장관급 회담은 거부하면서도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해 상무·통상장관과는 소통하는 ‘정랭경온(政冷經溫·정치에는 냉랭, 경제적으로는 따뜻함)’ 태도를 보이고 있다. 앞서 미국 전기차 기업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가 지난달 말 방중해 중국 부총리 등과 회동한 바 있다. 다만 이때는 머스크 창업자와 시 주석의 만남이 이뤄지진 않았다.

게이츠 창업자는 전날 중국의 메신저 리보핵산(mRNA) 연구 선도기관인 베이징 소재 글로벌의약품연구개발센터(GHDDI)에서 연설한 뒤 5년간 5000만 달러(약 635억 원)를 GHDDI에 기부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지난 4년간 세계는 코로나19 전염병, 기후변화에 따른 악영향, 일부 지역의 기근을 경험했다”며 “이와 관련해 대응이 시급해졌고, 질병과 싸우려면 더 나은 예방 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혜선 동아닷컴 기자 hs87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