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15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윤석열 대통령에게 보고한 교육개혁 추진 방안과 관련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3.6.15 뉴스1
대통령실은 16일 교육부가 대학입시 담당 국장을 전격 경질한 이유에 대해 사교육 업계와 교육 당국 간 ‘이권 카르텔’을 꼽았다. ‘공교육 교과 과정을 벗어나는 내용을 출제하지 말라’는 윤석열 대통령 지침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으면서 6월 모의평가(6모) 난이도 조절에 실패했고, 공정해야 할 공교육 질서가 왜곡되는 현상이 해소되지 않았다고 본 것.
교육부는 이날 대입 담당인 이윤홍 인재정책기획관(국장급)을 대기발령 조치했다. 대입 담당 국장이 6개월 만에 모의평가 난도와 관련해 문책성 인사 조치된 건 이례적인 일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몇 달 전 장관에게 지시한 지침을 국장이 이행하지 않았다”면서 “대통령도, 장관도 하명한 지시를 따르지 않는 건 강력한 이권 카르텔의 증거”라고 전했다. 또 “사교육 산업과 교육 당국의 카르텔은 교육 질서의 왜곡이자 학생들에 대한 기회의 균등을 깨는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장상윤 교육부 차관도 이날 긴급 브리핑에서 대입 담당 국장 경질 인사에 대해 “공정한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가져가겠다는 (대통령실) 지시가 6월 모의평가에서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6월 모평을 준비하는 과정부터 출제 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도 대통령 지시를 전달했지만 제대로 이행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장 차관은 “(경질은) 대통령실이 지시한 것은 결코 아니고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결단한 것”이라고 했다. 장 차관은 “교육부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 대해 (교육부) 지시가 제대로 이행되었는지 여부에 대해 총리실과 함께 합동으로 점검 확인하는 감사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교육부 안팎에서는 이번 인사를 두고 “다소 납득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 교육부 관계자는 “원래부터 매년 6모는 어렵게, 9월 모의평가(9모)는 쉽게 출제한 뒤 그 중간 난도로 맞춰 수능을 출제해왔다. 일종의 난도 테스트 작업으로 수십년 째 반복해 온 것이다. 그런데 6모를 어렵게 냈다고 담당 국장을 경질하는 것은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또 이 기획관이 문재인 정부에서 인사과장을 지내고, 유은혜 전 장관의 비서실장을 맡는 등 중요 직책을 연이어 맡았던 것도 이번 인사의 한 원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박성민 기자 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