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 스미싱, 피싱 등 유출된 개인정보를 악용한 온갖 금융 사기가 횡행하는 세상입니다. 세상이 이러니 택배 박스 하나를 버릴 때도 송장을 모두 제거할 정도 개인정보 관리에 민감한 분들도 많죠. 그런데 택배 송장보다 훨씬 더 민감한 개인정보를 담고 있는 각종 디지털 저장매체는 어떻게 해야 안전하게 처분할 수 있을까요? murXXXX님 사연입니다.
“집에 이제 안 쓰는 하드디스크와 SSD가 생각보다 많아서 이참에 집 정리도 할 겸 내다 버리려고 생각 중입니다. 그런데 이걸 그냥 버려도 될지 모르겠습니다. 아마 포맷을 해두긴 했을 텐데, 포맷해도 데이터 복구가 가능한 걸로 알고 있어서요. 혹시 누가 그 안에 담긴 정보를 악용하지는 않을까 괜히 걱정되는데, 안전하게 버리는 방법이 따로 있을까요?” (일부 내용 편집)
출처=셔터스톡
민감한 데이터 담겼다면 ‘보안 삭제’ 등 별도 조치 필요해
특히 하드디스크의 경우, 데이터 복구가 비교적 용이한 편이라 폐기에 특히 주의가 필요합니다. 하드디스크는 포맷이나 파일 삭제를 하더라도 데이터 자체를 없애는 대신, 그 데이터의 주소록만 지우는 방식으로 작동하기 때문입니다. 그 자리에 새로운 데이터가 덮어씌워지지 않는 이상, 얼마든지 복구가 가능한 상태인 거죠. 무료 데이터 복구 프로그램도 있어서, 일반 개인이라도 손쉽게 복구가 가능할 정도로 문턱이 낮기도 합니다.
따라서 하드디스크를 데이터 유출 걱정 없이 안전하게 폐기하려면 ‘보안 삭제’, ‘덮어쓰기’ 등 데이터 복구를 불가능하게 해주는 완전 삭제 기능 등을 이용하는 게 좋습니다. 대부분 하드디스크 제조사에서 제공하는 관리용 소프트웨어에서 이러한 기능들을 제공합니다. 씨클리너(CCleaner)와 같은 무료 소거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씨클리너의 \'Drive Wiper\' 기능을 이용하면 데이터를 안전하게 완전 삭제할 수 있다. 출처=씨클리너 앱 캡처
SSD는 하드디스크보다 데이터 복구가 매우 어려운 편입니다. 속도와 수명을 최적화하기 위해 불필요한 데이터를 주기적으로 정리하는 기능이 들어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낸드 플래시 특성상 오랜 시간 전원 공급 없이 방치하면 데이터 유실이 발생하기도 하고요. 물론 데이터 복구가 비교적 어렵다 뿐이지 완전히 불가능한 건 아니므로, 폐기 전에는 하드디스크와 마찬가지로 제조사에서 제공하는 보안 삭제 기능, 씨클리너 등을 활용해 안전하게 데이터를 제거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단순 확실한 방법 ‘물리적 파괴’…지자체에서 대행해 주기도
물리적 파괴는 단순무식하지만 확실한 방법이다. 출처=셔터스톡
만약 직접 파기하는 게 부담스럽다면 전문적인 업체나 지자체를 통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일부 지자체는 자체적으로 디지털 저장매체 파기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서울에서는 성동구가 지난해 2월부터 서울에서는 성동구가 지난해 2월부터 주민들을 위해 하드디스크, SSD, USB메모리 등을 파기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다만 배터리 일체형 스마트폰은 화재 위험 때문에 파기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서울 성동구 이외에도 전국적으로 경기도, 목포시, 부산 강서구, 영앙군, 옥천군 등의 지자체가 디지털 저장매체 파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필요하다면 먼저 주민센터나 구청 등에 이러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지 확인해 보시길 권합니다.
'IT애정남'은 IT제품이나 서비스의 선택, 혹은 이용 과정에서 고민을 하고 있는 독자님들에게 직접적인 도움`이 되고자 합니다. PC, 스마트폰, 카메라, AV기기, 액세서리, 애플리케이션 등 어떤 분야라도 '애정'을 가지고 맞춤형 상담을 제공함과 동시에 이를 기사화하여 모든 독자들과 노하우를 공유할 예정입니다. 도움을 원하시는 분은 pengo@itdonga.com으로 메일을 보내 주시기 바랍니다. 사연이 채택되면 답장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동아닷컴 IT전문 권택경 기자 tk@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