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의 난도와 관련된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에 입시생과 학부모들이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그제 교육부의 교육개혁 관련 보고를 받고 “학교 수업에서 다루지 않은 내용은 수능 출제에서 배제하라”고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에게 지시했다. 대통령의 발언이 알려지자 수험생과 학부모들 사이에선 “올해 수능이 쉬워진다는 건가”라는 관측과 함께 수능 다섯 달을 앞두고 갑작스러운 변수가 생기는 것 아니냐며 불안해하는 기류도 일고 있다.
윤 대통령의 발언은 높은 사교육비 문제를 지적하며 나왔다. 대통령은 특히 수능 국어 영역의 비문학 지문 등을 예시로 들며 “수능을 이렇게 내면 무조건 사교육에 의존하라는 건데 교육당국과 사교육 산업이 한편(카르텔)이냐”라고 질타했다. 교육계에선 수능 지문까지 언급하며 ‘공교육 교과 과정 내 출제’를 지시한 것은 사실상 수능 출제 가이드라인을 준 것이란 평가까지 나왔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사교육비는 26조 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사교육비 문제 해결이 시급한 것은 맞지만 대통령의 느닷없는 수능 발언은 큰 혼란과 소동으로 이어졌다. 최근 수년간은 정시 비중이 확대되면서 변별력을 높이는 불수능(어려운 수능) 기조였다. 이에 맞춰 준비해 온 수험생들로선 입시 전략을 바꿔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수능 관련 대통령 메시지는 이 부총리가 그제 처음 발표한 뒤 ‘쉬운 수능’ 논란으로 이어졌고, 홍보수석과 교육부 차관 등이 나서 사교육비 문제를 제기한 것이라며 3번이나 수정, 보완 설명에 나서는 일도 벌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