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오카 PayPay 돔 투어 이대호가 뛰던 개폐식 돔구장… 안방팀 승리하면 천장 열고 불꽃놀이 최근 문 연 첨단 엔터테인먼트 시설… 야구 체험-VR게임-전시 등 인기 지붕에서 연인과 ‘사랑의 종’ 치고, 후쿠오카 타워에서 노을 감상
7일 밤 일본 프로야구 소프트뱅크 호크스 홈구장인 ‘후쿠오카 PayPay 돔’ 구장. 홈팀이 승리하자 불꽃놀이에 이어 무게 1만2000t의 육중한 돔구장 천장이 열리는 멋진 장관이 펼쳐졌다. 1000만 원 이상의 전기료가 들지만, 홈팀 승리를 축하하는 화끈한 팬서비스다.
후쿠오카 타워
●이대호가 뛰던 돔구장의 불꽃놀이
7일 오후 9시 반. 일본 후쿠오카 소프트뱅크 호크스 팀의 돔구장. 9회초 소프트뱅크가 요코하마 베이스타스를 4-0으로 꺾고 승리하자 경쾌한 음악이 경기장을 뒤흔드는 가운데 갑자기 경기장의 조명이 어두워졌다. 이어서 돔구장의 천장에서 터져 쏟아지는 붉은색, 초록색, 노란색 불꽃들. 안방팀의 승리를 축하하는 ‘하나비(花火·불꽃놀이)’였다. 지상 68m 높이의 실내 돔구장에서 불꽃쇼가 펼쳐지다니. 쉽게 볼 수 없는 진귀한 장면이었다. 이어서 굉음과 함께 천천히 돔구장의 천장이 열리기 시작했다. 하트 모양으로 절반이 열린 돔구장 천장 너머로 힐턴호텔, 후쿠오카의 밤바다와 하늘이 시원하게 펼쳐졌다. 돔을 한 번 개폐하는 데 드는 전기료는 약 1000만 원. 호크스팀이 승리했을 때 불꽃놀이와 함께 안방 팬들을 위한 화끈한 서비스인 셈이다.
돔구장인 ‘후쿠오카 PayPay 돔’(왼쪽)과 놀이시설 ‘보스 이조 후쿠오카’의 외부 야경 .
유럽의 오페라 극장에 가면 백스테이지 투어를 하는 것처럼 야구장에는 돔 투어 프로그램이 잘돼 있다. ‘돔만끽 코스’는 불펜 연습장, 라커룸, MVP 시상식이나 입단식이 열리는 기자회견장, 방문팀의 더그아웃을 둘러보고 경기장의 잔디도 밟아 볼 수 있다. 어드벤처 코스를 택하면 돔의 천장까지 올라가 볼 수 있다. 투어팀은 플래시가 달린 헬멧과 장갑을 착용하고 구장 내 점보제트기 3대 크기 ‘백스크린’ 뒤쪽의 좁은 통로를 올라간다.
지상 35m 지점에 올라서니 돔구장 전체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이곳에서 지상 68m 돔구장 천장으로 올라가는 계단(캣워크)이 있다. 불꽃놀이 장인이 경기 1시간 전부터 불꽃 장치를 들고 올라가 대기하는 통로다. 약 20분에 걸쳐 1만2000t 무게의 육중한 지붕이 열리는 광경은 그야말로 장관이다.
천장의 복잡한 구조물 사이에 뚫린 구멍을 통과해 돔구장 지붕 밖으로 나가니 비가 내렸다. 돔의 거대한 곡선이 이탈리아 피렌체 두오모 성당처럼 아름다웠다. 지붕 밖에는 연인들의 사랑을 이뤄준다는 ‘사랑의 종’이 설치돼 있다. 비 내리는 후쿠오카 하카타만의 바닷가 절경을 바라보며 종을 ‘땡땡땡’ 치고 내려왔다.
●스포츠와 예술을 온몸으로 체험
사람의 움직임에 따라 디지털아트 영상이 반응하는 ‘운동의 숲’.
건물 내부의 중심에는 일본 프로야구의 레전드인 오 사다하루 소프트뱅크 호크스 회장(83)에게 헌정된 베이스볼 뮤지엄이 있다. ‘왕정치(王貞治)’로 잘 알려진 그는 세계 최다 기록인 868개의 홈런을 친 레전드 선수다. 뮤지엄에 들어가면 그가 선수 시절 쓰던 배트와 글러브뿐 아니라 아라카와 히로시 코치와 함께 검을 들고 허공을 가르며 외다리 타법을 연마했던 방까지 재현해 놓았다.
남자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공간은 ‘89PARK’다. 실제 타격과 수비, 주루를 하면서 야구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시속 160km의 구속이 얼마나 빠른지 심판석과 선수석에서 체감해 보니 비명이 절로 나온다. 내 투구 속도를 재보고, 코치가 쳐주는 펑고를 잡아 송구를 하고, 1루로 전력 질주하는 게임도 있다. 스크린 골프처럼 투수가 실제로 던지는 공을 타격하는 방도 있다. 배트가 공에 제대로 맞는 순간 화면에서 빛이 번쩍하며 공이 백스크린 상단을 맞혔다. 짜릿한 손맛이다.
‘보스 이조 후쿠오카’에서 환상의 숲속 동물을 만날 수 있는 팀랩포리스트.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운코 뮤지엄’.
후쿠오카 바닷가 절경을 보며 타는 1인용 롤러코스터.
놀다가 출출해지면 라멘, 꼬치, 스시 등을 파는 3층 푸드홀로 가면 된다. 그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 곳은 ‘MLB카페’다. 미국 메이저리그 공인 라이선스를 받은 레스토랑으로, 메이저리그 생중계를 보며 햄버거와 스테이크를 즐길 수 있다. 메이저리그 스타들의 공식 굿즈를 구입할 수도 있다.
여행 정보=후쿠오카 여행을 간다면 ‘후쿠오카 PayPay 돔’ 투어(약 1시간)를 한 뒤 ‘보스 이조 후쿠오카’에서 음식과 엔터테인먼트를 즐기고, 시사이드 모모치 해변으로 걸어가 ‘후쿠오카 타워’에서 멋진 야경을 감상하는 코스를 추천한다. 현지에서는 보스 이조 후쿠오카 놀이시설의 티켓을 따로따로 구입해야 하는데, 5가지 어트랙션을 한꺼번에 즐길 수 있는 펀티켓을 ‘디스커버리 큐슈’에서 미리 구매하면 싸고 편리하다. 또한 소프트뱅크 호크스의 안방경기 할인 티켓도 일본에서 직접 사는 것보다 10∼20%가량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글·사진 후쿠오카=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