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경기 롯데 선발을 맡은 한현희. 동아일보DB
롯데가 해마다 열심히 DTD(Down Team is Down·‘내려갈 팀은 내려간다’는 뜻으로 쓰는 야구팬 은어) 이론 증명하는 걸 보면 이 제목이 무슨 뜻인지 짐작할 수 있다.
롯데 팬들은 ‘기운차게 뻗치는 모양이나 상태’를 뜻하는 기세(氣勢)를 기대했지만 올해도 ‘세상을 속인다’는 의미인 기세(欺世)로 바뀌고 말았다.
개인 통산 1000호 안타를 홈런으로 장식한 SSG 최주환. SSG 제공
8이닝 동안 최주환(35·2회), 오태곤(32·4회 2점), 최정(36·6회 3점), 추신수(41·7회 3점), 에레디아(32·7회)에게 홈런을 총 5개 내줬다.
롯데가 한 경기에서 홈런을 5개 얻어맞은 건 2021년 6월 9일 사직 두산전 이후 737일 만이다.
당시에는 롯데 안방 경기라 두산 타선이 9회까지 공격했다.
롯데 타선을 6이닝 1실점으로 막은 SSG 맥카티. SSG 제공
SSG가 주말 3연전 내내 왼손 투수를 선발로 올릴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이날 왼손 투수 맥카티(28)를 선발로 내세워 재미를 본 SSG는 17일에는 김광현(35), 18일에는 엘리아스(35)를 선발 등판시킬 계획이다.
올해 롯데는 상대가 왼손 선발을 내세운 경기에서 2승 11패(승률 0.154)에 그치고 있다.
수원에서는 KT가 이호연(28)의 끝내기 안타를 앞세워 삼성을 7-6으로 물리쳤다.
이호연은 지난달 21일 트레이드를 통해 롯데에서 KT로 건너 온 선수다.
이호연은 6-6 동점이던 9회말 무사 주자 1, 2루 상황에서 삼성 왼손 투수 이승현(21)의 글러브를 스치는 중전 안타를 때리면서 승부를 결정지었다.
이호연은 시즌 타율은 0.239지만 왼손 투수를 상대로는 0.417를 기록하고 있다.
이날 승리로 3연승을 기록한 KT는 삼성을 제치고 8위로 올라섰다.
팀 승리를 지키는 데 실패한 삼성 오승환. 삼성 제공
그러나 대타 박경수(39)에게 적시 3루타를 내준 데 이어 3루수 김영웅(20)의 1루 송구 실책이 나오면서 6-6 동점을 허용했다.
김영웅은 이날 2회초 2사 1, 2루에서 장내 홈런으로 시즌 마수걸이 홈런을 기록하고도 이 실책 때문에 웃지 못했다.
4경기 연속 역전패를 당한 삼성은 최하위 한화에도 0.5경기 차이로 쫓기는 신세가 됐다.
한화는 이날 대전 안방 경기에서 키움과 2-2로 무승부를 기록했다.
3타점 경기를 펼친 LG 김민성(왼쪽)과 이종범 코치. LG 제공
이 경기에서는 4-4 동점에서 시작한 7회초 두산 공격 때 2사 1, 3루 상황에서 양석환(32)이 LG 투수 유영찬(26)이 던진 공에 맞으면서 벤치클리어링이 벌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두산 양의지(36)와 LG 김현수(35)가 중재에 나서면서 약 40초 만에 양 팀 선수단은 각자 더그아웃으로 돌아갔다.
두산은 이날 패배로 3연패에 빠지면서 29승 1무 29패로 5할 승률에 턱걸이하게 됐다.
2021년 4월 20일 잠실 LG전 이후 787일 만에 한 경기에서 홈런 두 방을 쏘아 올린 최형우. KIA 제공
KIA는 8회말 공격을 시작할 때만 해도 9-11로 끌려가고 있었지만 이우성(29)이 2사 주자 1, 3루 상황에서 역전 홈런을 쏘아 올리며 경기를 뒤집었다.
이후 최형우(40)가 연속 타자 홈런을 치면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8회부터 마운드에 오른 KIA 임기영(30)은 9회초를 삼자범퇴로 막고 시즌 첫 승을 올렸다.
▽17일 선발 투수
△잠실: 두산 곽빈-LG 켈리 △문학: 롯데 박세웅-SSG 김광현 △광주: NC 와이드너-KIA 윤영철 △수원: 삼성 백정현-KT 쿠에바스 △대전: 키움 장재영-한화 한승혁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