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주 프랑스 방문 앞두고 ‘르 피가로’ 기고 “한국서 프랑스군 262명 전사…기억할 것” 러-우크라전, 북한 핵프로그램 협력 당부 경제·문화 협력 강화, 부산 엑스포 유치도
윤석열 대통령은 프랑스 방문을 앞둔 17일 “대한민국은 2024~2025년 유엔 안전보상이사회 비상임이사국으로서 국제 안보에 관해 프랑스와 긴밀히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며 “국제 규범을 무시하고 무력을 통해 주권과 생명을 위협하는 행위는 어떤 이유로든 보상받을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공개된 프랑스 일간지 ‘르 피가로’ 기고문을 통해 “대한민국과 프랑스는 양국 협력관계를 새로운 단계로 발전시켜야 하는 시점에 이르렀다. 자유민주주의와 권위주의 세력간 대립이 격화하는 가운데, 규범 기반 국제질서와 평화가 위협에 처했다”고 진단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르 피가로는 프랑스 대표적 일간지로, 온라인에도 동시 게재된 이 글은 현재(17일 오전 7시 기준) 르 피가로 구독자들이 가장 좋아하는 기사로 분류돼 있다. “우리 한국인들은 프랑스 국민과 함께 더 멀리 도약하는 파트너가 되길 희망한다”고 시작하는 윤 대통령의 기고문은 갈수록 공고해지고 있는 한국과 프랑스 관계의 변천사를 짚으면서 북한과 우크라이나 등 국제안보 문제, 공급망 협력 등의 경제 안보, 문화 교류 등 양국 협력 관계 확대 및 강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전쟁 기간 프랑스군 262명이 전사했고 1008명이 부상당했다”며 “대한민국 정부와 국민은 한국의 자유를 수호하기 위해 함께 싸운 프랑스의 희생을 영원히 기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그러면서 양국의 현재 당면 사안인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북한 핵·미사일 및 인권 문제를 동시에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먼저 “한국은 우크라이나의 평화가 조속히 회복되도록 가능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며, 그 과정에서 프랑스를 비롯한 NATO(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들과 공조하고자 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프랑스가 일관되게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규탄하면서 한반도에 평화를 구축하기 위한 한국의 노력을 지지해 온 것에 사의를 표한다”며 “대한민국은 자유와 인권의 나라인 프랑스와 공조해 북한의 심각한 인권 실태를 국제사회에 널리 알리고 대처 방안을 모색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대한민국이 강점을 지닌 반도체, 배터리, 디지털 분야에서 프랑스에 투자하고, 프랑스가 세계적인 경쟁력을 지닌 항공·우주 분야에서 한국과 협력한다면 상호보완 효과가 클 것”이라고 했다.
원자력·방산 분야과 차세대 소형원자로(SMR), 수소에너지 분야의 공동연구·개발도 제안했다.
윤 대통령은 “‘기생충’이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고 BTS·블랙핑크 등 K-POP이 프랑스 청년들의 사랑을 받는 것은 프랑스가 문화 다양성의 가치를 존중하는 예술의 나라기 때문”이라며 “한국과 프랑스의 문화 동반자 관계가 더욱 각별해지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끝으로 “대한민국의 항구도시 부산은 2030년 세계박람회 유치를 위해 뛰고 있다”며 “1950년 프랑스의 청년들이 전쟁 중인 한국을 구하기 위해 도착했던 그 곳으로, 당시 피난민들로 넘쳐나던 부산은 이제 세계 2위의 환적량을 자랑하는 국제적 항구도시가 됐다”고 홍보에 나섰다.
프랑스에서는 20~21일 파리에서 개최되는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에 참석해 부산 유치전에 참여하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정상회담도 예정됐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