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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는 햇빛보다 뜨거운 보랏빛…방탄소년단 10주년 페스타 ‘들썩’

입력 | 2023-06-17 14:26:00


“하나도 덥지 않아요. 오늘 페스타 잘 보고, 다음 주에 서울 구경할 생각하니 벌써부터 설렙니다.”

17일 오후 12시께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 ‘서울 인 퍼플’ 부스 앞. 글로벌 슈퍼 그룹 ‘방탄소년단’(BTS) 데뷔 10주년을 맞아 열린 ‘ ‘BTS 10th 애니버서리 페스타 @여의도(Yeouido)’(2023 BTS 페스타)의 하나로 서울시가 서울의 7개 명소 지도와 함께 카드를 나눠주는 곳이다.

30도에 육박하는 뜨거운 날씨 속 자신 앞에 길게 줄이 늘어서 있는데도 30대 일본인 에리카 씨는 활짝 미소 짓고 있었다. 방탄소년단 덕분에 한국어를 배우기 시작했다는 그녀다.

아직 한국어를 잘 하지 못한다면서도 에리카 씨는 스마트폰 통역 애플리케이션의 도움을 받아 또박또박 말했다. 그녀가 입고 있는 보랏빛 티셔츠가 햇빛을 받아 반짝거렸다. 보랏빛은 방탄소년단과 이들의 팬덤 ‘아미’의 상징색이다.

이날 오후 8시30분부터 펼쳐지는 방탄소년단 10주년 기념 불꽃쇼를 최적의 자리에 관람하기 위한 자리 맡기도 오전부터 이뤄졌다. 이미 추첨으로 뽑아 자리가 정해진 구역을 제외하고 원효대교 인근 등 명당처럼 보이는 자리엔 벌써부터 아미들이 진을 치고 있었다. 일부 아미들은 무더위에 아랑곳하지 않고 삼삼오오 모여 ‘다이너마이트’ ‘버터’ 등 방탄소년단 노래를 크게 틀어놓고 춤을 췄다. 이마에 땀방울이 송글송글 맺혔는데 더워하기는커녕 신나보였다.
운 좋게 여의도 호텔에 숙박할 수 있었다는 미국인 20대 샤론 씨는 “작년 상반기에 방탄소년단 라스베이거스 공연은 최고였다. 팀 단체 활동을 한동안 볼 수 없어 아쉬웠는데 10주년을 맞아 이런 자리가 마련돼 기쁘다”고 했다.

이밖에 ‘방탄 가족사진전’을 내세운 포토전, ‘타투 스티커 체험 부스’, ‘BTS 라이브 스크린’ 앞 등에도 한낮부터 아미들로 빼곡했다. 아미가 아닌 일반 시민들도 이 같은 풍경을 즐겼다. 주말을 맞아 산책을 나왔다는 여의도에 사는 60대 김명숙 씨는 “코로나 이전에도 여의도에 가을 불꽃놀이 축제 말고는 이렇게까지 사람이 붐비는 걸 본 적이 없다. 젊은 사람들이 많아 좋다. 외국인도 많아서 신기하다”고 웃었다.

여의도 한강공원뿐 아니라 여의나루 역 그리고 여의도 곳곳에 방탄소년단의 흔적들로 넘쳐났다. 여러 편의점에선 방탄소년단 10주년 기념 페스타 라벨이 붙은 생수를 문 앞에 대량으로 전시하며 팔고 있었다.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다소 떨어져 있는 IFC몰 인근 식당에서도 방탄소년단 노래를 배경음악으로 틀어놓고 손님들을 맞이했다. 여의도 곳곳 도로엔 지역에 사는 아미들이 여의도로 올라오기 위한 대절한 전세 고속버스가 곳곳에 정차해 있었다.
이날 오후 2시부터 여의도 한강공원에선 본격적인 축제가 시작됐다. 특히 오후 5시엔 리더 RM(김남준)이 팀을 대표해 ‘팬들과 소통하는 코너 오후 5시, 김남준입니다.’로 아미를 만난다. 현재 진과 제이홉은 군 복무 중이며 슈가는 당일 싱가포르에서 솔로 투어가 예정돼 있다. 이에 따라 RM이 다른 멤버들의 소감도 함께 전할 것으로 보인다.

또 당일 오후 8시 30분부터 30분간 펼쳐지는 ‘BTS 10주년 기념 불꽃쇼’가 행사의 피날레를 장식한다. 서울시는 이날 여의도 일대에 최대 30만 명이 운집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서울시는 주변 일대 교통을 통제한다. 부근을 지나는 20개 버스 노선은 우회한다. 지하철 여의나루역은 무정차 통과할 수 있다. 경찰, 소방도 안전을 위해 철저하게 대비한다. 이동 통신 3사는 페스타 현장에 기지국 및 임시 시설 설치 등을 통해 5G, LTE 기지국 용량을 증설했다.

한편, 이날 현장 참여가 어려운 팬들을 위해 ‘오후 5시, 김남준입니다.’는 글로벌 팬덤 라이프 플랫폼 위버스(Weverse)와 틱톡(TikTok)에서, 불꽃쇼는 위버스·유튜브·틱톡 등에서 온라인 스트리밍된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