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코네티컷주 웨스트 하트퍼드에서 연설하고 있다. 게티이미지코리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연설 말미에 갑자기 고(故)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을 가리키는 듯한 발언을 해 논란이 되고 있다.
AFP통신, 폭스뉴스 등 외신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코네티컷주 웨스트 하트퍼드에서 열린 총기 규제 개혁 관련 행사에서 약 30분간 연설을 진행했다. 그는 연설을 마친 뒤 참석자들이 무대 앞으로 몰리자 단체 사진 촬영을 약속하면서 “이봐, 신이 여왕을 보호하길(God save the Queen, man)”이라고 외쳤다.
이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선 바이든 대통령의 마지막 발언이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을 지칭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엘리자베스 여왕은 지난해 9월 서거했고, 바이든 대통령은 직접 장례식까지 참석한 바 있다. 그런데도 바이든 대통령이 여왕을 언급해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
AFP는 “그가 무엇을 말하려고 했는지, 어떤 여왕을 지칭한 것인지, 왜 전통적인 영국의 애국적 구호로 들리는 말을 외쳤는지 아무도 설명할 길이 없었다”고 꼬집었다. 보수성향이 강한 폭스뉴스는 바이든 대통령의 이번 발언이 또다시 인지능력 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도했다.
정치매체 데일리시그널의 칼럼니스트 로만 잰코스키는 트위터에 “누가 수정헌법 25조를 발동할 것인가”라고 비꼬았다. 대통령이 직을 수행할 수 없다고 판단될 경우 부통령과 내각 과반의 찬성으로 부통령이 직무를 대행하도록 하는 수정헌법 25조를 들며 바이든 대통령이 임기를 제대로 마칠 수 있겠냐고 꼬집은 것이다.
논란이 커지자 백악관 대변인은 “바이든 대통령이 군중 속 누군가에게 답변하던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궁금증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
1942년생으로 올해 만 80세인 바이든 대통령은 잦은 말실수로 구설에 오른 바 있다. 이번과 비슷한 사례로 지난해 9월 백악관 행사에서는 교통사고로 숨진 공화당 의원의 이름을 부르며 찾는 실수를 범했다. 이밖에도 아세안 정상회의 개최국 캄보디아를 ‘콜롬비아’라고 잘못 부르는가 하면, 50개인 미국의 주를 ‘54개 주’라고 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