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그것이 알고싶다’ 갈무리)
17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싶다’(‘그알’)에서는 ‘밀실 안의 살인자 정유정은 누구인가?’라는 부제로 정유정 사건에 대해 다뤄졌다.
정유정은 지난달 27일 혈흔이 묻은 캐리어를 숲속에 버리는 것을 이상하게 여긴 택시 기사의 신고로 경찰에 붙잡혔다. 공개된 CCTV 영상에서 정유정은 범행 직전 긴 머리를 잘랐고, 사건 당일 미리 구매한 중고 교복을 입고 중학생인 척 위장했다.
고등학교 동창 A씨는 “커튼(장막)을 옆으로 자기한테 둘러서 독서실처럼 만들어놨었다. ‘유정아 너 또 그러고 있니?’ 이러면 그냥 ‘어’ 이러고서는 그 안에서 뭘 먹기도 하고 ‘유정아, 뭐 먹어?’ 하면 ‘그냥 과자’라며 조용히 먹었다”고 떠올렸다. 동창 B씨는 “오랫동안 아무 말도 안 하고 그러면 대화도 해보고 싶고 그럴 만도 한데 얘기를 해도 대답도 안 하고 아무 표정도 없고 그러니까 놔뒀던 것 같다”고 증언했다.
이광민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고등학교 친구들의 증언을 보면 정유정이 가지고 있는 그 성격의 맨 바탕에는 자폐적인 성향이 엿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범행 과정에서 노출된 정유정의 모습에서도 자폐 성향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했다.
(SBS ‘그것이 알고싶다’ 갈무리)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정유정이 상대적으로 자폐 성향이 적은 아스퍼거 증후군(고기능성 자폐)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는 “과외 선생님들한테 이야기하는 글로 쓰는 장면에서는 어색하지 않다. 본인이 원하는 것도 정확하게 물어보고 있었고 둘러댈 줄도 안다. 직접 대면했을 때 사회성이 더 떨어진다면 자폐 특성이라고 보는 게 맞다”고 했다.
표창원 범죄심리분석가 역시 “다른 범죄자들의 과거 행적을 보면 이해할 만한 것들이 나온다. 반면 정유정에게서는 전혀 그런 게 보이지 않는다”며 “어떠한 원인도 없는 상태이기 때문에 너무 섣불리 단순하게 규정 지으려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