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곳곳에 폭염 특보가 내려진 18일 전북 전주시 마전숲공원 분수대를 찾은 어린이들이 물놀이를 즐기고 있다. 2023.6.18/뉴스1 ⓒ News1 유경석 기자
초여름 더위 속 전북 전주시 덕진공원 분수에서 시원한 물줄기가 뿜어져 나오고 있다./뉴스1 ⓒ News1 유경석 기자
18일 낮 최고 기온이 30도를 웃돈 전북에서는 더위를 피해 보드게임카페·커피숍·공원 등을 찾아 나선 이들로 북적였다. 전날 완주에 이어 임실·순창은 오전 11시를 기해 폭염주의보가 발효됐다.
이날 오후 1시30분쯤 전주시 금암동 전북대 근처 한 보드게임카페. 20대 여성 4명이 나무 조각으로 쌓은 탑 주위에 둘러앉아 한 사람씩 신중하게 나무 조각을 뺐다. 탑이 무너져야 끝나는 ‘젠가’라는 보드게임이다.
에어컨이 켜진 가게 실내 온도는 22도였다. 직장인 김소영씨(28)는 “주말이라 오랜만에 대학 동기들을 만났는데 날씨가 너무 더워 일단 에어컨을 빵빵하게 튼 곳을 찾던 중 보드게임카페에 오게 됐다”며 “대학 때 자주 즐기던 게임도 하고 더위도 피하니 ‘일석이조’”라고 말했다.
한 커피숍 직원은 “요즘은 오전부터 날씨가 덥다 보니 매장 문을 열자 마자 손님이 몰린다”며 “에어컨 바람이 잘 부는 자리가 명당”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무래도 대학가이다 보니 학생 손님이나 취업 준비생이 많이 온다”며 “맘 편히 피서 갈 형편이 안 되니 공부라도 시원하고 쾌적한 커피숍에서 하려는 것 같다”고 했다.
이날 연꽃으로 유명한 전주 덕진공원도 인파로 북적였다. 전북대 구정문에서 걸어서 5분 거리에 있는 곳이다.
연못 분수대에선 30분 간격으로 물줄기가 시원하게 솟구쳤다. 나무 그늘 아래 벤치에 앉아 담소를 나누는 부부, 반려견을 데리고 산책 나온 가족, 외지에서 온 단체 관광객 등이 공원 곳곳을 채웠다.
따가운 햇볕과 자외선을 피하기 위해 모자를 쓰거나 선글라스를 낀 사람이 상당수였다. 일부는 휴대용 선풍기를 이용해 더위를 식히기도 했다.
다음 달 1~2일엔 연화정도서관에서 전주시가 주최하고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후원하는 ‘2023 전주책쾌: 독립출판 북페어’가 열린다. 전국에서 독립출판물을 제작·유통·판매하는 67개 팀이 신작 등을 선보이는 도서 박람회다. ‘책쾌(冊?)’는 조선시대 때 책을 사고팔던 ‘서적 중개상’을 말한다.
전북도청 인근 공원에서는 바닥 분수가 운영 중이었다. 더위를 식히기 위해 이곳을 찾은 어린이들은 온몸이 흠뻑 젖은 채 시간가는 줄 모르고 물놀이를 즐겼다.
폭염이 기승을 부리다 보니 외출하지 않고 집에 머무는 이른바 ‘방콕족’도 적지 않았다. 회사원 임현준씨(38)는 “날이 더울 땐 밖에 돌아다니는 것 자체가 노동”이라며 “집에서 에어컨을 틀어놓고 넷플릭스에서 액션 영화를 보거나 인기 있는 드라마를 정주행하는 게 상책”이라고 말했다.
이날 전북 낮 최고 기온은 오후 2시30분 기준 33도에 가까웠다. 남원 32.8도를 비롯해 순창 32.4도, 무주 32.1도, 고창 31.9도, 전주 30.7도 등이다.
(전주=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