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근제 경남 함안군수 고대 가야의 1000기 이상의 고분군…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확실 2026년 ‘세계원예박람회’ 개최 추진… 수박 주산지의 우수성 널리 알릴 것
조근제 경남 함안군수는 16일 군청 집무실에서 가진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함안군을 연간 관광객 300만 명 이상이 찾는 글로벌 역사문화도시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함안군 제공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앞둔 말이산 고분군을 내세워 경남 함안을 글로벌 역사문화도시로 만들겠습니다.”
조근제 경남 함안군수(69)는 16일 군청 집무실에서 가진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세계유산 등재를 시작으로 함안 역사·문화를 조명할 다양한 사업을 추진할 것”이라며 “경주(신라), 공주·부여·익산(백제) 못지않은 글로벌 역사·문화 도시로 키우겠다”고 강조했다.
함안군은 1500년 전 고대 가야 연맹 중 하나인 아라가야가 웅거했던 곳이다. 당시에는 안라(安羅)로 불리던 나라로, 말이산 일원에는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가야 고분(왕족과 귀족의 무덤) 100기 이상으로, 뛰어난 경관의 이 고분군으로 우리 역사의 한 축인 가사야를 읽히게 한다. 발굴되지 않은 고분까지 합치면 1000기 이상으로 올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가 확실시될 정도로 역사적 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유네스코 세계유산 심사를 맡은 자문기구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이코모스)는 지난달 가야 고분군에 대해 ‘등재 권고’ 판정을 했다. 올해 9월 사우디에서 열리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가 최종 등재 여부를 결정한다.
조 군수는 세계유산으로 등재되면 그 효과를 지역 관광산업 육성으로 끌고 갈 전략도 세우고 있다. 조 군수는 “고도(古都)로 지정된 경주, 공주, 부여, 익산처럼 ‘아라가야 역사 고도’ 지정을 추진할 것”이라면서 “정치·문화 중심지로서 역사상 중요한 의미가 부여되는 것으로 정부로부터 보존 육성, 주민 지원 등의 예산을 지원받을 수 있는 근거도 마련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2019년부터 말이산 고분군 정비에 283억 원을 투입해 아름다운 관광지로 만들었다”면서 “올해 10월엔 함안박물관 제2 전시관을 개관할 예정이며, 앞으로 고분군 주변에 ‘아라가야 역사공원’ ‘왕의 정원’ 등을 추가로 조성해 연간 300만 명 이상이 찾는, 역사와 문화가 숨쉬는 명품 관광도시로 키우겠다”고 말했다.
조 군수는 산업, 농업 등 분야별 발전에도 힘을 쏟는다. 그는 “투자 유치 인센티브를 강화해 에너지 산업, 방위 산업, 모빌리티 융복합 산업을 주도하는 우량 기업 유치에 나설 것”이라면서 “이는 더 좋은 일자리를 만들 것이며, 청년 인구 유출을 막는 효과도 낼 것”이라고 말했다.
함안은 ‘2026년 세계 원예(수박) 박람회’ 개최를 추진한다. 전국 시설(하우스) 원예거점 도시로의 입지를 강화하고, 함안 원예기술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기 위해서다. 함안군은 수박 주산지로서 200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함안수박은 9∼10월에 파종해 12월부터 이듬해 6월까지 2회 정도 수확하는데, 전국 겨울 수박의 약 70%를 차지한다. 조 군수는 “2017년 정부가 함안을 수박산업특구로 지정하면서 176억 원의 지원금으로 최고의 경쟁력을 갖출 수 있게 됐다”면서 “수박뿐만 아니라 샤인머스캣, 멜론, 애플망고, 파프리카 등 고품질·고부가가치 시설 원예작물 생산도 육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2026년 세계원예(수박) 박람회 유치를 위해 올해 연말까지 기본 계획 및 타당성 연구용역을 실시해 세부 전략을 수립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 군수는 “우리의 우수한 원예기술과 원예산업의 미래 비전을 제시하는 박람회로 만들겠다”고도 했다.
최창환 기자 oldbay7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