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구팀, 우주 태양광 에너지를 마이크로파로 변환해 전송 성공 지구보다 8배 많은 전력 생산 가능
미국 캘리포니아공대(칼텍) 연구팀이 우주에서 지구로 수신된 전기신호를 관측하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공대 제공
우주 공간에 태양광 패널을 펼쳐 기상 조건이나 밤낮에 관계없이 전기에너지를 생산하는 우주 태양광 에너지가 새로운 친환경 에너지원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우주에서 생산된 태양광 에너지를 지구로 전송하는 실험이 첫 성공을 거둔 데 이어 이 기술의 현실화 가능성을 탐색한 선진국들이 투자에 나서고 있다.
낮과 밤이 있고 구름이 태양을 가리는 지구 표면과 달리 우주 공간은 태양광 발전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는 조건을 갖췄지만 아직 현실화하지 못했다. 우주 공간에서 생산한 에너지를 지구로 전송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번 실험은 칼텍의 우주태양광 발전용 위성 ‘우주태양광전력시연기 1호(SSPD-1)’의 핵심 설비 중 하나인 ‘메이플(MAPLE·전력전송 저궤도 실험을 위한 마이크로파 어레이)’을 통해 이뤄졌다.
SSPD는 미국의 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만든 발사체에 실려 올 1월 우주로 떠났다. 지구 550km 저궤도 상공에서 돌며 임무를 수행 중이다. 무게 50kg의 SSPD는 너비 50m의 태양광발전용 패널을 양쪽에 한 개씩 장착하고 있다. SSPD에 장착된 메이플은 마이크로파로 변환된 전기를 송신하는 장치다. 메이플이 지구로 보낸 전기는 칼텍 산하 연구소 지붕에 있는 수신기에서 신호가 감지됐다.
프로젝트 공동 책임자인 알리 하지미르 교수는 “메이플이 지구로 보낸 전기 에너지를 지구에서 감지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후속 실험을 통해 SSPD의 나머지 주요 설비인 ‘돌체(DOLCE)’와 ‘알바(ALBA)’의 성능을 확인할 계획이다.
돌체는 전력기가 우주에서 안정적으로 자세를 취하기 위해 필요한 설비다. 알바는 32개 태양광 전지 중 가장 효율적인 전지를 선별하는 역할을 한다. 연구팀은 SSPD에 장착된 3개의 주요 설비가 모두 제 기능을 해야 안정적인 우주태양광 에너지 획득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주요 국가들은 이미 우주 태양광 발전 기술 확보 경쟁에 뛰어들었다. 2021년 자체 연구를 통해 2050년까지 태양광 발전으로 연간 최대 10GW(기가와트)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결론을 도출한 영국 정부는 최근 해당 분야에 430만 파운드(약 69억2730만 원)를 투자했다.
지원 대상에는 우주의 높은 방사선 수치를 견딜 수 있는 초경량 태양 전지판을 개발하고 있는 퀸메리대와 케임브리지대의 프로젝트가 포함됐다. 우주 공간에서 태양광 에너지를 무선으로 전송하는 브리스톨대와, 우주에서 생산된 태양광 에너지가 다른 친환경에너지와 융합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임피리얼칼리지런던(ICL)의 연구도 지원 명단에 올랐다.
박정연 동아사이언스 기자 hess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