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청소년 3명 중 2명은 하루 3시간 이상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유튜브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많은 시간을 보낸다. 하지만 SNS의 폭력적, 자극적인 콘텐츠들이 청소년들의 정신건강을 해친다는 지적이 많다. 게티이미지
유현재 서강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그렇다면 청소년들의 SNS 등 미디어 과몰입은 어떤 결정적 해악이 있을까? 위 보고서를 발표한 비벡 머시 의무총감에 따르면 우선 일부 SNS 플랫폼의 경우 질식과 발작을 동반한 자해 행위 등을 실시간으로 보여줄 만큼 규범이 무너진 콘텐츠를 유통시키고 있다. 이 같은 콘텐츠들은 청소년들에게 모방 행동을 부추길 수 있다며 유해성을 강조했다. SNS에서 자주 관찰되는 ‘타인과의 비교’ 행위도 문제다. 정체성과 가치관이 형성되는 시기의 청소년들에게 끊임없는 또래와의 비교 행위는 감정 및 충동 조절 장애를 만드는 배경으로 작용할 수 있다. 그는 일련의 위험성을 지적하며 청소년들의 과도한 SNS 사용을 아예 ‘공중보건위기’로 설정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마음껏 사용하게 놔둘 수도 없고 원천적으로 차단하기도 힘든 것이 10대들의 SNS의 사용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관련 연구자로서 연령대별 사용법을 추천해보고자 한다.
일단 초등학교 저학년생은 부모의 개입, 즉 엄마와 아빠의 ‘아름다운 잔소리’가 통할 때다. 이 시기가 지나면 부모가 아무리 애가 타도 현실적 변수들이 개입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양육자의 역할은 특히 중요하다. SNS를 포함한 최근 미디어 환경에 대해서도 열 번이든 백 번이든 설명해야 하며, 불량식품과 좋은 식품 등 각종 비유를 들어가며 아이들이 수긍할 수 있게 전달해야 한다. 아이와의 대화를 통해 SNS를 아예 시작하지 않을 수도 있겠고, 특정 SNS만 사용 시간을 정해 이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실제로 일부 국가에서는 틱톡 등 특정 SNS 사용을 아예 금지한 경우도 없지 않다. 또래 아이들에게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정부가 판단했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고학년의 경우 부모의 역할에 더해 학교 차원에서 ‘문화를 만드는’ 자연스러운 ‘너지(Nudge)’들이 도움이 되는 사례가 많다. 초등 고학년들은 중고생 청소년들에 비해 보통 SNS 관여도가 상대적으로 낮을 수 있으며, 중독 경향이 있어도 정도가 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루 중 많은 시간을 보내는 학교라는 공간을 활용해 특별 교과 혹은 연중 상설 행사 등으로 바람직한 사용 문화를 이끄는 작업이 중요하다. 또래들과 각자의 SNS 사용에 대해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추상적이었던 ‘SNS의 적절한 사용’이 객관화될 수 있다.
이미 SNS 경험이 많은 중고생들의 경우엔 부모의 단순 개입과 학교의 비정기적 관여만으로는 효과를 얻기 어렵다. 이 시기의 사용자들에겐 무엇보다 구조적인 장치의 마련과 각종 부작용에 대한 경고 등이 고려되어야 한다고 본다. 특정 SNS 계정을 만들 때와 유지하는 과정에서 적용하는 연령 제한 등 정책의 시행이 논의될 수도 있으며, 게임의 타임아웃제를 SNS 버전으로 치환하여 검토하는 방법도 제안될 수 있을 것이다. 반대가 거세긴 하겠지만, 특히 3시간을 기준으로 우울증 등 정신적 건강에 치명적인 결과가 예상된다는 주장이 제시된 상황에서, 특정한 시간을 기준으로 자발적 혹은 시스템상에서의 타임아웃도 생각해 볼 수 있다는 뜻이다. 더불어, 주로 성인들 대상으로 금연 등 보건 이슈에 활용하던 ‘공포 소구’도 일부 검토할 수 있겠다. 다양한 미디어를 활용한 공익광고에 의해 SNS의 과도한 사용이 어떤 부정적 결과와 연결될 수 있는지 이성적이며 감성적으로 전달할 수도 있는 것이다. 물론 이 같은 공익적 메시지의 노출은 부모님과 교사의 자연스러운 개입을 가능하게 만드는 또 다른 매개변수가 될 수도 있다.
유현재 서강대 신문방송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