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자오픈 3타 열세 뒤집기 두 번째 우승도 메이저로 장식 비거리 약점 정교함으로 이겨내 아마추어 김민솔 공동4위 기염
메이저대회에서만 2승… 축하 물세례 받는 홍지원 18일 충북 음성군 레인보우힐스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시즌 두 번째 메이저대회 DB그룹 한국여자오픈 정상을 차지한 홍지원(위쪽 사진 가운데)이 동료 선수들로부터 축하 물세례를 받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한국여자오픈 우승 트로피를 들고 카메라 앞에 선 홍지원. 한국여자오픈 조직위원회 제공
함께 경기를 한 선수들에 비해 드라이버 비거리는 20∼30m 짧았다. 다른 선수들이 웨지나 쇼트 아이언을 잡을 때 미들 아이언이나 롱 아이언을 사용해야 했다. 하지만 우승 트로피는 ‘거리’보다 ‘정확성’을 앞세운 홍지원(23)의 차지였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3년 차 홍지원이 새 ‘메이저 여왕’으로 떠올랐다. 홍지원은 18일 충북 음성군 레인보우힐스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KLPGA투어 시즌 두 번째 메이저대회 DB그룹 한국여자오픈 최종 4라운드에서 1언더파 71타를 쳤다. 최종 합계 12언더파 276타로 마다솜(24), 김민별(19)과 동타를 이룬 홍지원은 연장 두 번째 홀 세컨드샷을 홀 1m에 붙인 뒤 버디를 잡아내며 길었던 승부를 마무리했다. 3라운드까지 선두 마다솜에 3타 뒤진 3위였던 홍지원의 역전 우승이었다. 지난해 8월 메이저대회인 한화클래식에서 투어 첫 승을 신고한 홍지원은 두 번째 우승도 메이저대회에서 거뒀다. 이번 대회 우승 상금은 3억 원.
홍지원은 KLPGA투어의 대표적인 ‘단타자’다. 올 시즌 드라이버 평균 비거리는 224야드(약 205m)로 기준을 넘은 122명 중 115위다. 이번 대회 3, 4라운드에서 함께 경기했던 김민별(248.9야드), 마다솜(244.1야드)에게 크게 못 미친다. 하지만 드라이버샷 정확도만큼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드라이버샷을 페어웨이에 떨어뜨리는 페어웨이 안착률은 88.0%로 전체 1위다.
이날 승부를 결정지은 연장 두 번째 홀도 그랬다. 18번홀(파4)에서 가장 먼저 티샷을 한 마다솜의 공은 왼쪽 페널티 구역으로 날아갔다. 마다솜은 투온에 실패하며 우승 경쟁에서 먼저 탈락했다. 김민별은 드라이버샷을 잘 친 뒤 훨씬 짧은 거리에서 세컨드샷을 했지만 공이 홀 뒤쪽으로 흐르며 파 세이브에 그쳤다. 147m를 남겨두고 세컨드샷을 한 홍지원은 공을 핀 왼쪽 1m에 붙인 뒤 버디를 잡았다. 홍지원은 “마침 공이 러프 위에 있어 롱 아이언으로 치는 게 더 나았다. 평소 드라이버가 짧아 롱 아이언을 많이 잡아서 그런지 롱 아이언을 잘 치는 편”이라며 웃었다. 홍지원은 “남들이 다 잘 치는 쉬운 코스보다는 공략이 어려운 메이저대회 코스가 더 좋다. 남은 3개 메이저대회에서 모두 우승해 그랜드슬램을 달성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투어 2년 차 마다솜과 신인 김민별은 공동 2위를 했다. 박민지(25)와 함께 항저우 아시아경기 국가대표로 출전하는 아마추어 김민솔(17)은 9언더파 279타로 공동 4위를 차지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