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北김정은 전원회의서 연설 안한듯…“내세울 성과 없고 자신감 결여”

입력 | 2023-06-19 11:27:00

건설 외 객관적인 성과 없어…'강대강' 대외기조는 유지
정찰위성 발사 실패 실무자에 책임 전가…"엄중한 결함"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노동당 전원회의를 주재하고도 연설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최고지도자가 직접적인 메시지를 내놓지 않은 것은 김정은 집권 체제에서 처음이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과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관영매체는 당 중앙위 제8기 제8차 전원회의 확대회의가 지난 16∼18일 사흘간 열렸다며 결과를 19일 보도했다.

이번 전원회의에서는 올해 상반기 주요 사업을 결산하고 국방·외교 전략 등을 논의했는데 북한 매체는 김정은 위원장의 보고나 연설 내용 등은 다루지 않았다.

김정은은 이번 전원회의에 참석했으나 회의에 직접적으로 관여하지 않는 모양새를 연출했고, 대남·대미 등 대외 메시지도 내놓지 않았다.

북한 관영매체 보도를 보면 경제·사회 분야에서 건설 부문 외에는 객관적인 성과가 언급되지 않았다.

북한은 상반기 경제 부분 실적을 점검하며 연초의 불안정성이 극복되고 성장률이 높아졌다고 주장하면서도 구체적 성과 없이 ‘결점·폐단’, ‘규율 미확립’ 등만 언급했다.

주요 성과로는 기존에 강조해왔던 관개건설 목표 달성, 살림집 건설 외 유제품 공급을 부각했다.

군사·대외 분야에서는 그간 내부에 공개하지 않았던 군사정찰위성 발사 실패 사실을 알리고 상반기 군사 부문의 ‘가장 엄중한 결함’으로 자인했다. 그러면서도 책임은 실무자들에게 돌렸다.


정부는 김정은 위원장이 전원회에서 연설하지 않은 것은 사실상 처음이라며 내세울 성과가 없었음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구병삼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당 전원회의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연설을 하지 않았던 사례는 몇몇 당대회와 겹쳐서 했던 전원회의를 제외하고는 사실상 처음”이라며 “이 상황 자체가 대단히 이례적인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정은 위원장이 연설을 하지 않은 이유를 정확하게 예단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정찰위성 발사가 실패했고 경제 성과 등 여러 가지 면에서 내세울 성과가 없다는 점에서 직접 나서기가 좀 어려웠던 측면이 있지 않았을까 추정해 본다”고 분석했다.

통일부는 별도로 배포한 참고자료를 통해 “김정은 연설이 부재하고 난관의 원인을 외부·하부단위에 미루는 것으로 보아 ‘5개년 계획’ 이행이 부진하며 만회에 대한 자신감도 감소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총평했다.

북한은 대외적으로는 정세 악화 원인을 한미에 돌리며 자위력 강화를 주장하는 기존 입장을 반복하고 압도적·공세적인 ‘행동 대 행’ 원칙을 강조했다. ‘강 대 강’ 대외 기조를 유지한 것으로 하반기에도 핵무력 증강 노선과 각종 계기에 도발을 지속할 것으로 통일부는 전망했다.

간부 인사에서는 당 중앙위 부장 중에 경제부장만 교체한 것이 눈에 띈다. 북한은 전원회의 소식을 전하며 오수용이 당 비서와 경제부장으로 보선했다고 보도했다.

오수용은 1999년부터 10여년간 전자공업상을 맡은 뒤 내각 부총리로 승진했고 2014년부터 당 비서와 경제부장을 지내며 북한 경제를 이끌어 왔다. 지난해 6월 경제부장에서 물러났으나 1년 만에 다시 복귀했다

구 대변인은 “일단 경제 부분에 대한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있는 측면이 있다”며 “오수용 경제부장은 경제 부분 요직을 두루 거친 실무형 관료다. 현재 경제 분야의 실적이 부진하기 때문에 이러한 부분을 극복하기 위해 다시 기용한 게 아닌가 추정하고 있다”도 덧붙였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