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윤 대통령, 킬러 문항에 “아이들 갖고 장난치는 것…수능·내신서 빼라”

입력 | 2023-06-19 12:46:00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제21회 국무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3.5.23


윤석열 대통령은 초고난도 문제인 ‘킬러 문항’에 대해 “약자인 우리 아이들을 가지고 장난치는 것”이라고 비판하며 대학수학능력시험과 내신 등 입시 전반에서 킬러 문항을 배제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19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최근 참모들에게 킬러 문항과 관련해 “수십만 명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부적절하고 불공정한 행태”라며 “약자인 우리 아이들을 가지고 장난치는 것”이라고 지적한 것으로 전해졌다.

‘킬러 문항’이란 공교육 교과과정 밖에서 복잡하게 출제되는 초고난이도 문제를 일컫는다. 단순히 변별력을 확보하는 차원을 넘어, 학생들을 사교육으로 내모는 ‘주범’이라는 것이 윤 대통령의 확고한 생각이다.

또 윤 대통령은 “고도성장기에는 사교육 부담이 교육 문제에 그쳤지만, 저성장기에는 저출산 고령화 대비 측면에서 치명적 사회 문제를 야기한다”고도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부모세대가 살인적인 자녀의 사교육비를 감당하다 노후 대책을 제대로 세우지 못하고, 나아가 사교육비 부담에 출산을 꺼리는 문화마저 생기는 추세를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은 수능과 내신 등 ‘입시 전반’에서 킬러 문항 출제를 원천 배제한다는 방침이다. 장기적으로는 ‘킬러 문항’을 통해 손쉽게 수능 변별력을 확보해온 교육 당국과 족집게 기술로 이익을 챙겨온 입시학원 간 ‘이권 카르텔’ 해체를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뉴스1과의 통화에서 “윤 대통령은 공교육 밖에서 문제를 내는 킬러 문항을 배제해 입시 공정성을 확보하라고 오래 전부터 교육부에 지시했다”며 “수능과 내신 문제 전부를 포괄하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킬러 문항’ 배제는 오는 9월 모의고사부터 적용될 방침이다. 킬러 문항을 제외하는 대신 출제 기법을 고도화하면 변별력을 확보할 수 있고, 사교육에 의존하지 않는 ‘공정 수능’을 실현할 수 있다는 것이 대통령실과 정부의 생각이다.

당정은 이날 국회에서 ‘학교 교육 경쟁력 제고 및 사교육 경감 관련 당정 협의회’를 열어 공교육에서 다루지 않는 킬러 문항을 수능 출제에서 배제하고, 출제 기법을 점검하기로 했다.

국회 교육위원회 여당 간사인 이태규 국민의힘 의원은 “공교육 과정에서 다루지 않는 소위 킬러 문항은 시험에서 변별력 높이는 쉬운 방법이나 학생들을 사교육으로 내모는 근본 원인이므로 앞으로 공정한 수능 평가가 되도록 공교육 과정에서 다루지 않은 내용은 출제를 배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