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자 많은 지역 67곳 중 48곳서 증가 관측 미국 정부, 지난해 노숙자 감소 로드맵 공개 높은 주택가격·펜데믹 조치종료·이주민 등 영향
미국 내 주택 가격이 여전히 높은 수준을 기록하는 가운데 코로나19 사태로 일시 도입된 보호조치까지 해체되면서 노숙자 숫자가 치솟았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9일(현지시간) 도심과 주 전역에 있는 150개 기관의 노숙자 집계치를 받아 분석한 결과 “올해 미국 전역의 길거리와 대피소에서 조사된 노숙자 숫자가 광범위하게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150개 기관 중 100개가 넘는 기관에서 지난해와 비교해 노숙자 숫자가 더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시카고와 마이애미, 보스턴, 피닉스 등 주요 도심 지역에서 증가세가 두드러졌다고 한다.
매체는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질 경우 미국 사회는 최근 몇년간 마주하지 못했던 수준의 급격한 노숙자 증가를 마주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지난해 초 HUD가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미국에서 하루라도 노숙생활을 경험한 인구는 58만2500명이었다.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해 말 노숙자 관련 ‘로드맵’을 공개하고 오는 2025년까지 노숙자 수를 25%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노숙자 숫자는 오히려 증가하고 있는 모양새다.
올해 들어 노숙자들이 증가한 원인으로는 높은 주택 가격과 부족한 공급, 퇴거 유예 조치 등 코로나 시대 임시보호 조치들이 해제된 점이 꼽힌다.
피닉스시가 있는 애리조나주 마리코파카운티는 노숙자가 7%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피닉스는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임대료가 68% 증가한 것으로 지방정부는 보고있다.
HUD는 현재 각 기관의 예비조사 자료를 모으고 있으며, 올해 말 종합적인 통계를 발표할 예정이다.
지난해 가장 많은 노숙자 수를 기록한 뉴욕시와 LA카운티에서는 올해 들어서는 아직 조사가 진행되지 않았는데, 이 지역의 변화에 따라 올해 전체 노숙자 숫자도 크게 달라질 수 있다고 WSJ는 전했다.
한편 미국 주택 가격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기조에 따라 다소 하락하다 다시 상승세로 돌아선 모습이다.
글로벌 시장지수 제공업체인 S&P 다우존슨 인덱스의 S&P 코어로직 케이스-실러 주태가격지수는 지난해 중반부터 7개월 연속하락하다가, 지난 2월 반등해 2개월 연속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