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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링컨 만난 시진핑 “美中 공존방법 찾아야”

입력 | 2023-06-19 20:35:00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19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약 35분간 회동했다. 시 주석이 미 국무장관을 만난 것은 2018년 6월 마이크 폼페이오 당시 미 국무장관의 베이징 방문 후 5년 만이다.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미중 관계가 정상화 계기를 마련했을 뿐 아니라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시 주석의 연내 대면 정상회담 가능성 또한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9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방중 중인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악수하고 있다. 2023.06.19. 베이징=신화/뉴시스


이날 관영 중국중앙(CC)TV 등에 따르면 시 주석은 블링컨 장관에게 “두 강대국이 평화롭게 공존하고 윈윈하는 방법을 찾을 수 있다고 믿는다. 양국이 올바르게 공존할 수 있느냐에 인류의 미래와 운명이 걸려 있다”며 양국 관계의 개선 필요성을 촉구했다. 또 블링컨 장관이 이날 오전 왕이(王毅)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중앙외사공작위원회 판공실 주임, 하루 전 친강(秦剛) 외교부장과 각각 만나 양국 정상이 지난해 11월 주요 20개국(G20) 회담 때 합의했던 사안을 이행하기로 한 것을 두고 “매우 좋은 일”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가운데)이 19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왼쪽 두 번째)과 만났다. 긴 테이블 한 쪽에는 블링컨 장관을 포함한 미국 측 인사, 반대편에는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오른쪽 두 번째), 친강 외교부장(오른쪽) 등을 앉히고 자신이 상석에서 회의를 주재하는 듯한 모습을 연출했다(왼쪽 사진). 2018년 6월 같은 장소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당시 미 국무장관(왼쪽)을 만났을 때 나란히 앉았던 것과 대조적이다. 베이징=신화·AP 뉴시스

다만 시 주석은 이날 “미국이 중국을 존중하고 중국의 이익을 해치지 않아야 한다”는 기존 입장 또한 거듭 되풀이했다. 이어 “(두 나라 중) 어느 쪽도 자신의 뜻대로 상대를 만들거나 상대방의 발전 권리를 박탈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블링컨 장관은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시 주석과 “양국 관계를 책임감 있게 관리해야 할 필요성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또 북한의 미사일 발사, 우크라이나 전쟁 중단 등에서 중국이 역할을 해야 한다는 점을 논의했다고 했다. 그러나 블링컨 장관은 “대만해협에 대한 중국의 도발적 행동을 우려하고 있다”고 언급해 대만 문제를 둘러싼 양국의 이견이 상당함을 드러냈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