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난으로 오랜 기간 공실로 방치 무상 사용 허가 기간 이달 말 만료 구조변경해 전시-체험 공간 마련
도심 속 흉물로 전락한 충북 청주시 명암관망탑(명암타워)이 시민 복합문화공간으로 거듭난다. 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충북 청주시 상당구 용담동의 ‘명암관망탑(명암타워)’이 복합문화공간으로 재탄생한다. 독특한 모양새 덕분에 한때는 청주의 랜드마크로 주목받기도 했지만, 경영난 등으로 오랜 기간 사실상 흉물로 방치됐다가 시민들을 위한 공간으로 변신하게 됐다.
19일 청주시에 따르면 이달 말까지의 명암타워 무상 사용 허가 기간 만료를 앞두고 1월부터 충북연구원에 의뢰한 연구용역 결과가 최근 나왔다. 민간 투자로 세워진 명암타워는 2003년 6월부터 20년간 사업자에게 무상 사용 허가가 난 상태다.
충북연구원이 발표한 ‘명암관망탑 활용 방안 수립 용역 최종 보고서’는 △국내외 사례 조사 △전문가 자문 △온라인 시민 의견 조사 △시민 100인 위원회 자문 △명암관망탑 활성화 태스크포스(TF) 의견 수렴 등을 거쳐 마련됐다. 핵심 내용은 △어린이 특화 공간 △창업 공간 △문화예술 전시 및 체험 공간 △휴식 공간 △야간 경관 등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또 지하 1, 2층은 과학문화전시실과 가상현실(VR) 직업체험실 등 놀이형 과학문화체험관, K문화·웹툰과 생태특화박물관 등을 갖춘 어린이 특화 공간과 문화예술 전시 체험 공간으로 꾸민다. 이와 함께 로컬 맥주 체험관과 공동 양조장, 외식 창업 시설 등 청년 식음료(F&B) 창업 공간으로 구성하는 의견도 제시했다. 이 밖에 주차장 개선, 호수공연장 조성 등 인근 명암저수지와의 연계 활성화 방안도 나왔다.
시 공원조성과 이호용 주무관은 “구조 변경을 기본으로 삼아 민간 자본을 유치하고 국비 공모 사업에도 참여할 계획”이라며 “구조 변경은 내년부터, 국비 공모 사업은 내후년을 목표로 추진해 시민들이 다양한 여가를 즐길 수 있도록 만들겠다”고 말했다.
명암타워는 명암저수지 등 명암유원지 활성화를 위해 민간 투자 사업으로 건립됐다. 사업시행자(수허가자)는 협약을 거쳐 상당구 용담동 1-1 일원에 지하 2층, 지상 13층, 옥탑 2층짜리 건물(연면적 7625㎡)을 지어 청주시에 기부채납했다. 관망대, 회의실, 전시실, 휴게·일반음식점 등을 갖추고 20년간 무상 사용하는 조건이었다.
명암타워는 인근에 명암저수지와 청주동물원, 청주어린이회관, 국립청주박물관, 상당산성 등 청주 시민들이 즐겨 찾는 명소가 많아 인기를 끌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2003년 10월 오송생명과학단지 기공식에 참석한 뒤 이곳에서 충북도민들과 오찬 간담회를 갖기도 했다. 이후 충북 내 여러 기관·단체의 행사장과 결혼식장 등으로 애용됐지만 경영난을 이기지 못했다. 한때 ‘화상경마장’으로 불리는 마권장외발매소 유치가 추진됐다가 시민단체 등의 반대로 무산됐고, 오랜 기간 대부분의 상가가 주인을 찾지 못하면서 사실상 공실(空室)로 방치됐다.
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