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초 경기침체 우려에도 AI 열풍에 기술주 수혜 위험-안전자산 모두 활용해 리스크 낮추며 수익 추구해야
이종원 SC제일은행 강남PB센터 부장
Q. 10억 원의 투자자금을 운영하는 40대 A 씨는 경기 침체 우려로 올해 주식시장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아 왔다. 하지만 최근 인공지능(AI) 열풍으로 반도체 주식이 상승하자 고민이 커지고 있다. 지금이라도 기술주 투자에 나서야 할지, 아니면 향후 경기 침체 가능성 등 리스크에 대비해 보수적 접근을 유지해야 할지 고민이다.
A. 올 초 전 세계 금융기관들은 고물가, 우크라이나 전쟁,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 등을 근거로 시장의 ‘상저하고’(상반기 약세, 하반기 강세) 흐름을 예측했다. 하지만 지난 6개월을 돌이켜보면 나스닥 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저점 대비 20% 이상 상승해 약세장을 매듭짓고 기술적인 강세장에 진입했다. AI 등 혁신 산업의 성장에 대한 기대감, 예상보다 탄탄한 미국의 경제지표, 코로나19 기간 풀린 유동성 등에 힘입은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AI 열풍의 대표적인 수혜주로 꼽히는 엔비디아는 5월 중 반도체 기업 최초로 시가총액 1조 달러를 돌파하기도 했다. 엔비디아가 회계 1분기 실적 호조를 보인 데 이어 시장 예상보다 50% 높은 2분기 가이던스(실적 전망)를 제시한 것은 AI 수요 급증의 실체를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전반적으로 현재의 시장 상황은 긴 침체의 터널을 통과하는 과정에 있다. 따라서 6∼7월 단기 조정 구간을 거치고 나면 실적장세에 돌입해 중장기 상승도 가능하다고 본다. 기업 실적이 추가 하향 조정되더라도 결국 바닥을 통과할 것으로 전망되는 데다 시장 상승을 제한해왔던 긴축 우려가 막바지에 접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장기간 이어진 약세장에서 벗어나면서 매도세보다 매수세가 우위를 점할 것으로 보인다.
불확실성과 기회가 공존하는 현 시장 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대안으로 주식과 채권을 활용한 ‘바벨’ 투자전략을 제시한다. 위험자산인 주식과 안전자산인 채권을 바벨의 모양처럼 양극단으로 투자한다면 리스크를 낮추면서도 수익을 추구할 수 있을 것이다.
우선 AI로 대표되는 반도체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금의 40%를 배분해 구조적 성장의 기회를 모색할 필요가 있다. 이와 더불어 30%는 기초자산이 지수형인 주가연계증권(ELS)에 배분하길 권한다. 특히 중국 정부의 경기 부양을 기대할 수 있고 고점 대비 40% 이상 떨어져 가격 매력을 지닌 홍콩 지수를 기반으로 하는 구조화 상품이 매력적이라고 본다. 마지막으로 얕은 경기침체 및 불확실한 통화정책 등 남아 있는 변동성에 대비하는 수단으로 글로벌 채권형 펀드에 30%를 투자한다면 보다 명확하고 안정적인 목표 수익을 추구할 수 있을 것이다.
이종원 SC제일은행 강남PB센터 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