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혜란 삼성증권 선임연구원
최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지난해 10월 저점 대비 20% 이상 상승하며 기술적 의미에서 ‘황소장(Bull Market·상승장)’ 초입에 들어섰다. 지난해 주식시장을 괴롭혔던 인플레이션 급등과 경기 침체라는 최악의 우려는 해소됐다. 인공지능(AI) 열기는 불안하지만 시장 센티먼트(Sentiment·정서)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하반기 미국 주식시장은 상승세를 다지는 국면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2분기로 접어들면서 인플레 압력 감소세가 확연하게 나타나고 있다. 물론 레벨은 여전히 높다.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물가 전망을 기존 3.6%에서 3.9%(핵심 PCE 기준)로 상향 조정하고, 향후 2차례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뒀다. 7월 한 차례 금리 인상을 기대했던 금융시장에는 다소 실망스러운 소식이다.
하지만 추가 금리 인상에 따른 주식시장 충격은 이전보다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다. 인플레가 완화되고, 기준금리 인상 속도가 둔화되면서 채권금리 변동성이 크게 낮아졌기 때문이다. 걱정과 달리 견고한 미국의 경기도 하반기 미 증시를 지지할 것이다. 현재 미국의 경기는 서비스업과 소비를 중심으로 견조하게 유지되고 있다. 제조업 경기는 아직 부진하지만 이를 가늠할 수 있는 신규 주문, 신규 수출 주문 등 선행 지표들이 다행히 추가로 악화되지 않고 있다. 미국의 경기를 미리부터 부정적으로 볼 필요가 없음을 의미한다. 연준 또한 2023년 성장률 전망치를 0.4%에서 1.0%로 상향 조정하며 올해 미국의 경기 연착륙 기대를 높였다.
하반기 S&P500 밴드는 3,900∼4,500, 나스닥 밴드는 11,900∼14,500으로 전망한다. 2분기까지 빠르게 올라온 만큼, 3분기 시장은 숨고르기를 거친 뒤 경기 연착륙 확인, 금리 인상 중지와 함께 점진적으로 연말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다.
현재로서 시장의 가장 큰 리스크 요인은 당연하게도 연말까지 금리 인상이 지속되는 경우다. 이 경우 2018년 금리 인상 후반기 사례와 같이 경기 침체 우려가 재부각되며 시장의 충격이 불가피하다. 그러나 현재로서 이 가능성은 높지 않다. 인플레의 완화 속도가 연준이 만족할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물가를 끈적하게 만들었던 주거비의 둔화세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박혜란 삼성증권 선임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