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구, 주민 110명 ‘보안관’ 위촉 주택가 등 방역 사각지대 방제 자치구들, 곤충 퇴치 대책 마련
서울 서초구 모기보안관들이 14일 휴대용 분무기를 활용해 방역 활동을 하고 있다. 지난달 발대식을 한 서초구 모기보안관은 지역 주민 110명으로 구성됐다. 방역차량 접근이 어려운 주택가와 작은 공원 등 방역 사각지대에서 집중 활동하고 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14일 오전 6시 40분경 서울 서초구 서초1동 주민센터.
이른 아침이지만 노란색 조끼를 입고 챙이 달린 갈색 모자를 쓴 주민들로 분주한 모습이었다. 주민 8명은 5L짜리 휴대용 분무기에 약품과 물을 넣고 펌프질이 잘되는지 시험했다. 이후 각자 이름이 적힌 분무기들을 이동 카트에 싣고 출발했다. 이들은 지난달 출범식을 갖고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 서울 서초구의 모기보안관들이다.
모기보안관은 여름철 방역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구가 2017년부터 시행 중인 사업이다. 보안관으로 위촉된 지역 주민들이 방역 차량 접근이 어려운 주택가, 소공원 등의 방역 사각지대를 도보로 이동하면서 모기를 비롯한 해충 방제작업을 한다. 지난달 발대식을 가진 올해 모기보안관은 20대부터 8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 주민 110명으로 구성됐다. 이들에게는 활동비 명목으로 회당 2만 원가량이 지급된다.
● 동네 지키는 모기보안관
모기보안관들은 주로 이른 오전 시간에 방역활동을 한다. 서초구 보건소 관계자는 “모기의 주 활동 시간이 오후 6시부터 오전 5시까지이다 보니 이들이 잠든 시간대를 노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서초1동 주민센터를 출발한 모기보안관들이 향한 곳은 도보 5분 거리에 있는 분토골 어린이공원이었다. 모기보안관 김복순 씨(60)가 풀숲에 분무기로 약품을 쏘자 십수 마리의 모기가 동시에 날아올랐다. 김 씨가 날아오르는 모기들을 향해 한 번 더 분무기를 쏘자 상당수가 비틀거리며 땅에 떨어졌다. 김 씨는 “풀숲이 많은 공원은 모기의 주 서식지”라며 “활동을 반복해야 모기를 퇴치할 수 있다”고 했다.
공원 방역을 마친 보안관들은 도보로 이동하면서 폐타이어같이 물이 고인 곳들을 예의주시했다. 그러다가 모기 유충이 서식한다고 판단되면 캡슐 형태의 모기 유충 구제제를 넣었다. 이후에도 모기 민원이 들어온 주택이나 방역 차량이 닿기 어려운 골목 등을 누비며 약 1시간 동안 방역 활동을 이어갔다.
서초구에 37년째 살고 있다는 모기보안관 김정애 씨(72)는 “우리 동네를 모기로부터 지킨다는 생각으로 2017년부터 보안관 활동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모기보안관들은 지역 주민들에게 감사의 대상이다. 서울 서초구에서 반장을 맡은 문소연 씨(63)는 “모기보안관이 다녀가면 모기 10마리 나오던 게 5마리 정도로 줄어든다. 특히 우면산 등 녹지가 많은 곳에선 모기보안관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상당할 것”이라고 했다.
● 바퀴벌레·동양하루살이 등도 대처 나서
여름철을 맞아 모기뿐 아니라 바퀴벌레, 동양하루살이, 러브버그 등 다른 곤충 관련 대책 마련에 나선 자치구도 있다.
대처 방법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 올리며 안내에 나섰다. 은평구 관계자는 “벌레가 많이 발생하는 경우 살충제·분무기 대여 사업도 실시한다. 어떤 벌레든 대량으로 출몰할 경우 당황하지 말고 먼저 보건소로 연락해 달라”고 했다.
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