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5월 여행하며 SNS에 올려 사우디의 인권침해 이슈 무마 논란 NYT “사우디 관광청과 홍보계약” 1년에 5일이상 가족여행 등 포함돼
지난해 5월 축구 선수 리오넬 메시가 사우디아라비아 홍해 위 요트에서 노을을 바라보는 사진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사진 출처 메시 인스타그램
“홍해를 발견하라.”
지난해 5월 축구 선수 리오넬 메시(36)는 홍해에 떠 있는 요트 갑판에 앉아 석양을 바라보는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사우디아라비아 여행과 관련해 그가 올린 첫 사진이었다. 사우디 ‘스포츠 워싱’(인권 침해 문제 등을 스포츠로 덮으려는 시도)에 이용당했다는 논란을 부른 이 사진 값은 약 200만 달러(약 25억6000만 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18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이 사진을 메시가 인스타에 올리는 대가로 사우디 관광청이 제공한 돈이 약 200만 달러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NYT가 입수한 양측 비밀 계약에 따르면 사진 게재 이외에 메시는 1년에 한 번, 5일 이상 사우디에 가족 여행을 가야 한다. 3일 여행을 두 번 가는 것도 가능하다. 가족과 친구를 20여 명 동반할 수 있으며 5성급 호텔 숙박료 등 비용 전액은 사우디 정부가 지급한다.
계약에는 ‘어떤 경우에도 사우디 평판을 훼손하는 말을 해서는 안 된다’는 조건이 붙었다고 한다. 메시는 계약 이행을 위해 지난달 1일 당시 속한 프랑스 프로축구팀 파리 생제르맹(PSG)의 허락 없이 사우디로 여행을 떠나 팀에서 징계를 받기도 했다. 이번 계약을 중개한 전 축구 선수 라이코 가르시아 카브레라는 NYT에 사우디 프로축구팀과 계약한 축구 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카림 벤제마의 연봉에 비하면 메시가 받는 돈은 소액이라며 “메시가 생각보다 적은 돈을 요구해 놀랐다”고 말했다.
이번 시즌을 끝으로 PSG와 결별하는 메시는 사우디 프로축구팀 알힐랄의 연봉 4억 유로(약 5595억 원) 계약 제안을 거부하고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인터 마이애미에서 뛰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연봉은 5000만 유로(약 700억 원)로 알려졌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