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난이도 논란] 정부 “교과 내용에서만 출제하되 기법 고도화해 변별력 확보할 것” 9월 모평前 입시전략 짜기 어려워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다섯 달 앞둔 시점에서 교육당국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공교육 교과 과정 밖의 초고난도 킬러 문항을 출제하지 않으면서도, 공정성과 분별력을 확보할 수 있는’ 문제를 출제해야 하기 때문이다. 킬러 문제의 존재 이유가 ‘변별력 극대화’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대통령의 지시가 수능에 제대로 구현될지 확신할 수 없다는 우려도 나온다.
19일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당정협의회에서 “교과 내용에서만 출제하면서도 변별력을 확보하는 방안으로 수능 출제 기법을 고도화하겠다”고 밝혔다. 킬러 문항이 없어지면 사실상 변별력이 낮아지기 마련인데, 이를 수능 출제 기법의 개선으로 보완하겠다는 것이다.
입시 현장에서는 질문의 유형을 변형하는 방식으로 정답률 20∼30% 수준의 ‘준(準)킬러 문항’이 다수 출제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국어 영역의 경우 교과 과정에서 다뤘던 지문이 나오는 대신 지문 길이가 길어지거나 문제당 지문 개수를 늘려 적정 난도를 유지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대통령실은 ‘쉬운 수능’ 논란에 선을 그었지만 수능 난도가 낮아질 것이라는 전망도 퍼지고 있다. 특히 윤 대통령이 국어 영역의 비문학 지문, 과목 융합형 문제 등을 배제한다고 한 만큼 이 영역은 변별력 확보가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이만기 유웨이교육평가연구소장은 “작년까지는 학생들이 공부를 잘 안 해본 내용이 수능에 나왔지만 올 수능은 다뤄 본 내용이 나올 확률이 크다”고 내다봤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보통 6월 모의평가 결과를 보고 점수가 수시, 정시 중 어디에 더 유리한지 판단하고 입시 전략을 짜는데, 올해는 9월 모의평가를 치르기 전까지 아무것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donga.com
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