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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대출금리 또 올라가네”…일시적 현상?

입력 | 2023-06-20 06:45:00

5대銀 주담대 하단 다시 4%대로
시장금리 따라 상승 이어질 듯




은행권 대출금리가 들썩이고 있다. 한동안 연 3%대로 떨어졌던 주택담보대출 금리 하단은 다시 4%대로 올라섰다.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동결에도 추가 인상 가능성이 남아있는 데다 주택 수요가 살아나면서 당분간 금리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전날 기준 주담대 변동형 금리는 연 4.23~6.12%로 나타났다. 주담대 고정형(혼합형) 금리는 연 4.03~5.82%로 집계됐다.

5대 은행에서 연 3%대 주담대가 자취를 감췄다. 지난주 주담대 변동금리 하단이 4%대로 올라선 데 이어 전날에는 고정금리도 4%대로 뛰었다.

대출금리는 최근 시장금리 상승과 함께 소폭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주담대 변동금리의 준거금리로 쓰이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는 한 달 만에 상승 전환했다. 금융채와 예금금리가 오른 영향이다.

5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3.56%로 전월보다 0.12%포인트 상승했다. 코픽스는 NH농협·신한·우리·SC제일·하나·기업·KB국민·한국씨티은행 등 국내 8개 은행이 자금을 조달할 때 비용이 얼마나 들었는지 보여주는 지표다. 은행이 이자를 많이 줄수록 코픽스가 상승한다. 조달 비용이 늘어나는 만큼 대출금리도 오르게 된다.

주요 은행의 예금금리는 한때 기준금리(3.5%) 아래로 떨어졌으나 최근에는 3% 후반대까지 올라왔다. 전날 기준 5대 은행의 주요 정기예금 상품(만기 12개월) 금리는 연 3.71~3.81%다.

주담대 고정금리의 지표로 쓰이는 금융채 5년물도 한 달 새 0.3%포인트 이상 올랐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한 달 전(5월16일) 3.853%였던 금융채 5년물 금리는 16일 4.217%를 기록했다.

은행권이 이달 말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규제 유예가 끝나는 것에 대비해 은행채 발행과 수신금리 인상으로 유동성 확보에 나서고 있어서다. 이에 은행채 발행량이 늘면서 금리도 상승세다.

앞서 시장금리 하락을 이끌었던 금리인하 기대감도 가라앉는 분위기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이달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도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에 한국은행도 한미 금리차 등 기준금리 인상 압박이 커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시장금리 상승과 함께 대출금리도 당분간 오름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기존에 떨어진 금리가 반등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많이 오르지는 않겠지만 기존에 하락한 만큼은 회복하면서 시장 상황에 따라 대출금리가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금융기관들이 채권 발행을 늘려 자금을 조달하면서 채권금리가 오르고 있고 미국과 한국의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이 선반영되면서 기존에 하락했던 금리가 반등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그는 “주담대 금리는 당분간 상승할 것”이라며 “준거금리인 신규 코픽스가 오르고 주택 수요가 되살아나는 점도 영향을 줄 것이라 본다”고 부연했다.

주담대는 대출 금액이 큰 만큼 금리가 소폭 움직여도 차주의 이자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서 교수는 “신규 대출자의 경우 대출금리 인상 가능성에 따라 고정금리 선택을 고려할 만하다. 기존 대출자라면 중도상환수수료 부담과 이자 비용 등을 고려해 변동형, 고정형 금리를 선택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