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김기현 “의원 30명 감축·불체포 포기” 연설…민주, 야유·고성

입력 | 2023-06-20 10:16:00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07회국회(임시회) 5차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2023.6.20/뉴스1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20일 정치에 대한 국민 신뢰를 회복할 방안으로 국회의원 정수 10% 감축, 무노동 무임금 제도 도입, 불체포특권 포기 등 정치 쇄신 3대 과제 공동 서약을 야당에 제안했다. 전날 불체포권리를 포기하겠다고 선언한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향해서는 대선 공약 불이행에 대한 사과부터 하라고 비판했다.

김 대표는 이날 국회 본회의장에서 ‘결정적 변화’ 라는 제목으로 약 50분 동안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했다. 연설문은 ‘민주당의 정상화를 기다리겠습니다’ ‘이 시대는 보수가 이끄는 결정적 변화를 요구합니다’ ‘원칙이 바로 선 대한민국을 만들겠습니다’ 등 8개 소제목으로 구성됐다.

김 대표는 이 대표가 지난 대선 당시 불체포특권 포기를 약속했지만 지키지 않았다며 “국민을 속인 것이다. 국민에게 정중한 사과부터 하는 것이 도리”라며 “어떻게 약속을 지킬지 구체적 실천 방안을 제시해 달라”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국회의원 정수 10% 감축’과 관련해 “국회의원 숫자가 많으냐 적으냐 갑론을박이 있는데, 그 정답은 민심”이라며 “주권자인 국민들께서 많다고 생각하시는 데에는 분명 이유가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또 이른바 ‘코인 논란’으로 민주당을 탈당한 뒤 칩거했던 김남국 무소속 의원을 겨냥해 “무단결근, 연락 두절에 칩거까지 해도 꼬박꼬박 월급이 나오는 그런 직장이 세상에 어딨냐”고 꼬집으며 무노동·무임금 도입을 촉구했다.

그러면서 “안 그래도 ‘일하지 않는 국회’, ‘개점휴업 국회’라는 오명을 쓰고 있다”며 “출근 안 하고 일 안 하면 월급도 안 받는 것이 상식이고 양심”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김 대표는 이 대표가 전날 교섭단체 연설에서 윤석열 정부를 맹비난한 데 대해 “‘사돈남말’(사법리스크·돈봉투 비리·남탓 전문·말로만 특권 포기) 정당 대표” “장황한 궤변”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공수처, 검수완박, 엉터리 선거법 처리와 같은 정쟁에 빠져 조국 같은 인물이나 감싸고 돌던 반쪽짜리 대통령, 과연 문재인 정권에서 정치라는 게 있긴 있었나”라며 “윤석열 정부 실패가 곧 민주당의 성공이라는 미신 같은 주문만 계속 왼다고 국민들이 속을 줄 아나”고 주장했다.

또한 이 대표를 향해 “야당 대표라는 분께서 중국 대사 앞에서 조아리고 훈계 듣고 오는 건 외교가 아니라 굴종적 사대주의”라고 비난했다.

김 대표는 “재정준칙을 도입하고 추경(추가경정예산) 중독을 끊어야 한다”고도 밝혔다. 그는 “재정 지출이 가져다주는 반짝 효과는 늘 정치권을 유혹한다. 그래도 그 유혹을 이겨내야 한다. 재정 중독, 일단 쓰고 보자는 무책임 정치에 대한 제어장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쟁, 대규모 재해, 경기 침체 등 예외적인 경우 외에는 관리재정수지 적자 폭을 GDP 대비 3% 이내로 관리하겠다”며 “국가채무비율이 GDP 대비 60%를 넘는 경우에는 적자 비율을 2% 이내로 축소하겠다”고 재정준칙 도입을 제안했다.

그는 민주당이 최근 정부에 추경 편성을 촉구한 데 대해 “추경 중독도 이제 끊어야 한다”며 “복지정책 기조도 확 바꿔야 한다. 획일적이고 무차별적인 현금 살포는 복지가 아니다. 헬리콥터 타고 돈 뿌리듯 하면, 부익부 빈익빈만 가중될 뿐”이라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한중 관계부터 새롭게 정립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상호주의에 입각해 한국에 거주하고 있는 중국인의 투표권과 건강보험 등을 제한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그는 지난해 6월 지방선거 기준, 국내 거주 중국인이 약 10만 명에 투표권이 있다고 언급한 뒤 “하지만 중국에 있는 우리 국민에게는 참정권이 전혀 보장되지 않았다”며 “왜 우리만 빗장을 열어줘야 하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김 대표는 “우리 국민에게 투표권을 주지 않는 나라에서 온 외국인에게는 투표권을 주지 않는 것이 공정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중국에 있는 우리 국민이 등록할 수 있는 건강보험 피부양자 범위에 비해, 우리나라에 있는 중국인이 등록 가능한 건강보험 피부양자의 범위가 훨씬 넓다”며 “중국인이 더 많은 혜택을 누리고 있는 것이다. 부당하고 불공평하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국민의 땀과 노력으로 만들어진 건강보험기금이 외국인 의료 쇼핑 자금으로 줄줄 새선 안 된다. 건강보험 먹튀, 건강보험 무임승차를 막겠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윤석열 정부가 추진하는 노동개혁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노조비가 어떻게 쓰이는지도 모르는 깜깜이 노조, 고용세습으로 청년의 기회를 차단하는 특권 대물림 노조도 이제는 사라져야 한다. 노조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높이겠다”며 “탄력적 근로시간제는 노동자와 기업 모두 윈윈”이라고 했다.

또 법인세 최고세율 26.4%, 기업이 부담하는 준조세 90개, 상속세 폭탄 등을 언급하며 “과중한 조세는 ‘경제 쇄국정책’”이라며 “세수 상황을 면밀히 살펴야겠지만, 시급한 조세 개혁에 빨리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연금 개혁에 대해서도 “충분한 설득과 사회적 합의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민주당에 초당적인 협조를 요청했다.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에 대해서는 “가짜뉴스, 조작과 선전 선동, 근거 없는 야당의 비난에 휘둘리지 않고 우리 정부가 직접 철저하게 검사하고 검증할 것”이라며 “현재 수입이 금지되고 있는 후쿠시마산 일본 수산물이 우리 국민 밥상에 오르는 일은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한편 이날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선 “집에 가라” “거짓말하지 마세요” “울산땅 대표” “노동조합 죽이기를 멈춰달라” 등 야유와 고성이 쏟아졌다.

연설 도중 5차례 박수가 나왔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무노동 무임금 제도 도입이나 규제개혁, 재정준칙 도입 필요성 등을 언급할 때 박수를 쳤고 민주당 의원들은 야유했다. 이에 김 대표가 고함을 치듯 연설을 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연설에서 민주당(20)·민주(10)·문재인(8)·야당(6)·이재명(3) 등 전임 정부와 민주당 관련 키워드를 수십차례 언급했다. 최근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 내정간섭 논란, 야당 의원들의 방중 등으로 문제가 됐던 중국(7) 문제도 꺼내들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