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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스타트업 in홍릉] 투비디티엑스 “기립성저혈압 진단 플랫폼, 본격 디지털치료제로 진화할 것”

입력 | 2023-06-20 16:40:00


모든 제품과 서비스가 디지털화되고 있는 것이 최근의 추세다. 헬스케어 분야 역시 예외가 아니다. 네트워크 기술을 통한 원격진료, 로봇을 이용한 수술 등, 상당히 많은 헬스케어 분야에 디지털 기술이 도입되었거나 도입이 검토되고 있다. 심지어 최근에는 ‘디지털치료제’라는 개념도 등장했다. 기존의 약물 기반 치료제가 아닌, 애플리케이션이나 실감 미디어 등의 디지털 기법을 통해 증상을 개선하는 솔루션을 의미한다.

투비디티엑스 남기두 대표 (출처=IT동아)



이미 미국이나 유럽을 비롯한 해외시장에서 디지털치료제의 상용화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으며, 국내 역시 올해 2월과 4월에 불면증 디지털치료제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제조 품목허가를 받는 등, 본격적으로 시장이 태동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다수의 헬스케어 기업이 이 시장에 뛰어들기 시작했으며, 그 중에는 기존에 보지 못한 아이디어와 개념을 내세운 경우가 많다. 다수의 국내 바이오·헬스케어 스타트업이 자리잡은 서울 동대문구의 홍릉강소연구특구에서도 이런 기업을 찾아볼 수 있다.

이번에 소개할 투비디티엑스(대표 남기두)도 그 중의 하나다. 이들은 웨어러블 및 스마트 단말기, 그리고 애플리케이션을 결합한 기립성저혈압 측정 AI 플랫폼을 선보였으며, 보다 다양한 질환에 대응할 수 있는 디지털치료제로 진화하기 위해 기술 고도화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취재진은 투비디티엑스의 남기두 대표를 만나 현재 개발 현황 및 향후 계획, 그리고 디지털치료제 시장에 임하는 각오 등을 들어봤다.

- 투비디티엑스는 기업용 소프트웨어 개발사인 투비소프트의 자회사로 알고 있다. 따로 자회사를 설립한 배경이 궁금하다

: 디지털헬스케어 분야가 유망한 점이 가장 컸다. 그리고 때마침 김병조 교수를 비롯한 고려대학교의료원의 연구진이 개발한 기립성저혈압 진단 AI 알고리즘 기술을 이전 받을 수 있던 것도 투비디티엑스 설립에 영향을 끼쳤다. 참고로 회사명에 들어간 ‘디티엑스’는 ‘Digital therapeutics(디지털 치료제)’라는 의미다.

연구소 기업으로 등록하면 임상시험 지원이나 세제 혜택 등을 받을 수 있다. 특히 투비디티엑스가 자리잡은 홍릉강소연구특구는 헬스케어 스타트업을 위한 환경이 잘 갖춰져 있다. 관련 기업이나 기관과의 네트워크 확대에도 도움이 된다.

- 기립성저혈압이란 이름은 다소 생소한데 어떤 질환인가? 위험성이 높나?

: 사람마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오랜 시간 앉아있다 일어섰을 때 갑자기 어지러움을 느낀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일어설 때 하지에 몰려 있던 혈액을 위쪽으로 올려야 하는데, 이 혈압이 부족하면 뇌에 원활히 혈액을 공급할 수 없어 그런 것이다. 특히 노인들에게 주로 발생하는데, 증상이 심하면 일어서는 도중에 실신할 수 있을 정도로 큰 위험성을 가진 질환이다. 오랜 시간 앉아 근무하는 사무직 노동자들 역시 예외가 아니다.

더 큰 문제는 위와 같은 증상을 겪고 있는 사람이 적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앉았다 일어날 땐 당연히 그런 것’이라며 대수롭지 않게 넘기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투비디티엑스에서 기립성저혈압 측정 AI 플랫폼 ‘투비츠 닥터(TOBeats Doctor)’를 개발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 투비츠 닥터의 특징은 무엇인가? 기존 기립성저혈압 측정 시스템과의 차이점도 궁금하다

: 투비츠 닥터의 가장 큰 장점은 간편성이다. 아주 특수한 장치도 필요 없다. 갤럭시워치나 애플워치, 혹은 투비디티엑스에서 개발한 전용 밴드와 같은 웨어러블 기기만 있어도 되며, 그 외에 스마트폰 카메라나 PC 웹캠으로도 측정을 할 수 있다.

기립성저혈압 진단 플랫폼 ‘투비츠 닥터’의 동작 원리 (출처=투비디티엑스)



웨어러블 기기에서 심박변이(HRV)나 산소포화도, 스마트폰 카메라에서 특정한 색상변이(PPG), 혹은 웹캠에서 홍채 변화 등의 생체신호를 측정한다. AI 학습에 의해 이런 패턴을 분석해 기립성저혈압 위험도를 판별할 수 있다.

기존의 검사장비는 환자의 전신을 기립경사대에 묶어 두고 앉았다 일어나는 동작을 재현하며 혈압의 변화를 측정하는 방식이었다. 검사 민감도가 떨어지는데다 여러 번 검사를 해야 한다. 근골격계 질환이나 심근경색 증상이 있는 환자는 고통이 심해서 이런 검사를 받기가 쉽지 않은데다 검사 비용도 비싸다. 그리고 이런 시설은 일정 규모 이상의 큰 병원만 갖추고 있다.

- 검사 방법도 간단하고 공간의 제약도 없는데 기존의 대형 장비를 대체할 만큼 우수한 능력을 갖췄다는 의미인가?

: 실제로 우리 솔루션은 고려대학교의료원의 연구자주도 탐색임상 시험을 완료했고 한국생산기술연구원에서 사용성평가도 완료하는 등, 공인된 기관에서 성능을 검증받았다. 그리고 갤럭시워치나 애플워치 등의 기존 웨어러블 기기 외에도 우리가 직접 만든 전용 웨어러블 기기인 ‘투비츠 밴드’를 이용한다면 한층 고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투비디티엑스에서 개발 중인 헬스케어 전용 웨어러블 ‘투비츠 밴드’ 시제품 (출처=투비디티엑스)



투비츠 밴드는 우선 1차 버전을 만들었고 현재 2차 버전을 개발하며 상용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심박변이 등의 생체 신호를 보다 정확히 특정할 수 있고, 제품 가격 역시 갤럭시워치나 애플워치에 비해 덜 부담스러울 것이다. 디지털 치료제 플랫폼에 최적화된 웨어러블 기기를 원하는 소비자들의 요구도 만족시킬 수 있는 제품이다.

- 현재 선보인 투비츠 닥터는 기립성저혈압 측정 플랫폼이긴 하지만 ‘디지털 치료제’라고 하기엔 다소 부족함이 있지 않나?

: 물론 투비디티엑스가 디지털 치료제 기업을 지향하긴 하지만, 아직은 투비츠 닥터를 온전한 디지털 치료제라고 부르고 있진 않다. 이보다는 ‘자율신경계 건강관리 플랫폼’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 정도의 솔루션도 사실상 업계 최초나 다름없다.

향후 심근경색이나 자율신경실조증, 부정맥까지 진단 가능하도록 플랫폼을 고도화할 것이며 이를 위해 고려대학교의료원 산학협력단과 MOU도 맺었다.

- 플랫폼 고도화를 통해 보다 다양한 분야로 사업 확대가 가능할 것 같다. 향후 계획은?

: 투비츠 닥터 베타 앱이 작년 9월에 첫 출시되었고 올해 2월에 두번째 버전으로 업데이트했다. 지속적인 앱 업데이트와 더불어, 자체 개발 웨어러블인 투비츠 밴드의 개발까지 완료된다면 한층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특히 의료기관에서 환자를 효과적으로 돌보기 위한 생체 신호 모니터링 시스템을 요구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만하다. 지금 이용하는 모니터링 시스템은 각종 전극과 케이블을 환자의 몸에 붙이고 운용하는 등, 이용이 불편하고 비용도 많이 든다. 우리의 플랫폼이 이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투비디티엑스 남기두 대표 (출처=IT동아)



의료기관 외에 산업현장에도 우리의 솔루션을 확장할 수 있다. 특히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노동자들의 건강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은 기업은 사고가 발생했을 때 사업주가 처벌을 받을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 플랫폼을 통해 이런 우려를 최소화할 수 있다. 이를테면 노동자 체온이 급격하게 상승하거나 심정지가 발생했을 때 투비츠 밴드를 이용한다면 이를 실시간으로 체크해 빠른 대응이 가능할 것이다.

궁극적으로는 건강관리 플랫폼을 넘어, 실질적인 치료가 가능한 진정한 디지털 치료제로 진화하는 것이 목표다. 아직 구체적으로 공개할 단계는 아니지만 실감형 콘텐츠 기술을 이용해 교감신경 및 부교감신경을 자극, 자율신경계 기능저하를 치료하는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약물과 같은 부작용도 없으면서 일정 시간을 두고 근본적인 개선을 기대할 수 있는 것이 디지털 치료제의 장점이다. 앞으로 많은 기대를 부탁드린다.

동아닷컴 IT전문 김영우 기자 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