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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 한방울, 평생 피눈물”…교도소서 경찰청장에 보낸 손편지

입력 | 2023-06-20 17:20:00

수감 중인 마약사범이 윤희근 경찰청장에게 보낸 손 편지. 경찰청 제공


“마약 한 방울, 내 가족 평생 피눈물 된다.”

수감 중인 마약사범이 윤희근 경찰청장에게 보낸 손 편지에 담긴 내용이다. 마약 관련 범죄로 교도소에 복역 중인 이 50대 재소자는 마약 근절 ‘노 엑시트(NO EXIT)’ 캠페인 소식을 접한 뒤 자신의 경험을 설명하며 어린 세대로 마약이 확산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편지를 보냈다.

20일 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청은 지난 4월부터 ‘노 엑시트’라는 마약 예방 온라인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마약의 심각성을 환기하고 범죄라는 경각심을 고취하는 취지로 경찰청과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가 기획했다.

캠페인은 중독성이 강해 단 한 번만 투약해도 헤어 나오기 어려운 마약의 특성을 ‘출구 없는 미로’라는 표어와 이미지로 형상화해 인증사진을 찍는 릴레이 형식으로 진행된다. 주로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캠페인이 전파되고 있다.

실제 마약 관련 범죄로 교도소에서 복역 중인 마약사범이 해당 캠페인의 소식을 듣고 경찰청장에게 손 편지를 보내 캠페인 참여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이 재소자는 “어린 시절 마약을 접하고 끔찍한 중독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산증인”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이어 “저도 멋모르고 호기심에 접한 마약으로 중독자가 됐는데 최근 어린 세대에게까지 마수가 뻗치고 있다”며 “지금은 죄인, 중독자 신분이지만 제 아들의 아비로, 사회의 어른으로 반드시 막아야 한다는 생각에 이번 경찰청의 캠페인에 일조하고 싶다”고 설명했다.

그는 ‘마약 한 방울, 내 가족 평생 피눈물 된다’라는 표어를 제출하고는 “제 글이 선정된다면 경품은 마약퇴치운동본부에 기부해달라”고 했다.

경찰청은 이번 캠페인을 연말까지 진행할 예정이다. 지난 4월 26일 명예 치안감인 배우 최불암 씨가 윤 청장을 지명한 것을 시작으로 한덕수 국무총리, 국회의원, 배우 등 3000여 명이 캠페인에 참여했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오은영 박사는 “마약 없는 건강한 삶을 선택해, 소중한 나를 지키자”고 밝혔고, 배우 임지연 씨는 “마약은 그 누구든 결코 열지 말아야 할 상자! 이젠 ‘NO’라고 외쳐달라”고 하는 등 마약 근절 동참을 호소했다.

경찰청 제공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