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도 작품 재해석한 전통문화상품 젊은층 공감 받으며 판매 급상승
한국문화재재단이 선보인 ‘모두의 풍속도’ 문화상품이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휴대전화 그립톡은 소셜미디어에서도 화제를 모으며 출시 때마다 높은 판매율을 기록하고 있다. 한국문화재재단 제공
멍 때리는 댕기머리 총각 그립톡(휴대전화 손잡이), ‘육퇴(6시 퇴근)’ 하고 불콰하게 한잔하는 주모 소주잔….
조선을 대표하는 화가 단원 김홍도(檀園 金弘道)의 그림을 현대적으로 유쾌하게 재해석한 ‘모두의 풍속도’ 문화상품이 최근 MZ세대에게 엄청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올봄에 열린 궁중문화축전을 맞이해 한국문화재재단(이사장 최영창)이 선보인 ‘모두의 풍속도’ 배지와 메모지, 롤스티커 등 문화상품 12종이 모두 판매율 90% 이상을 달성하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10, 20대에게 인기 높은 그립톡은 판매 2주 만에 모두 팔렸고, 성인들이 좋아하는 소주잔 세트도 최근 완판됐다. 재단 측은 “관련 문화상품 12종 모두 추가 제작에 들어갈 만큼 인기”라며 “예상했던 것보다 더 뜨거운 반응”이라고 놀라워했다.
전통문화상품이 젊은층을 중심으로 큰 인기를 끈 이유가 뭘까. 김홍도 작품 특유의 친근한 해학을 바탕으로 요즘 트렌드인 ‘공감’을 포인트로 잘 살렸기 때문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국립중앙박물관이 소장한 ‘전 김홍도 필 평안감사향연도’에서 착안해 잔치 속 놀고 즐기는 다양한 인물들을 담되 표정이나 행동은 현대인의 모습을 그대로 담아냈다.
예를 들어, 누워서 다리 꼬고 스마트폰 보는 양반이나 걸그룹 ‘에스파’의 디귿자 춤을 추는 청년 등은 소셜미디어에서 반응이 뜨거웠다. 온라인 커뮤니티 ‘더쿠’에서는 “내 모습 같다” “너무 귀엽다”며 관련 게시물 조회수가 8만 회를 넘기기도 했다. 축전 관계자는 “지난해 오픈 하루 만에 참여자가 10만 명을 넘었고 소셜미디어 실시간 트렌드 1위에 오르기도 했다”고 전했다.
한국문화재재단이 선보인 ‘모두의 풍속도’ 문화상품이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소주잔 세트는 소셜미디어에서도 화제를 모으며 출시 때마다 높은 판매율을 기록하고 있다. 한국문화재재단 제공
한국문화재재단의 진나라 상품기획팀장은 “전통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상품이 젊은 세대의 관심을 모은다는 것 자체가 고무적”이라며 “앞으로도 전통을 소재로 참신한 디자인의 문화상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양환 기자 r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