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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엘살바도르와 1-1 무승부… 클린스만호 4경기째 ‘무승’

입력 | 2023-06-20 22:15:00


손흥민(오른쪽에서 두 번째)이 20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엘살바도르와의 평가전에서 공을 몰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2무 2패. 위르겐 클린스만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부임 뒤 4경기에서 기록한 성적이다. 클린스만 감독은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역대 외국인 사령탑 가운데 가장 오랫동안 승리를 기록하지 못한 감독이 됐다.

한국은 20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엘살바도르와의 평가전에서 1-1로 비겼다. 3월 대표팀 사령탑으로 부임한 클린스만 감독은 이번 평가전을 앞두고 “팬들 앞에 꼭 승리를 선물하고 싶다”고 다짐했지만 지키지 못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이날 변화를 줬다. 최전방 공격수 자리에 오현규(셀틱) 대신 조규성(전북)을, 좌우 풀백에 이기제(수원) 안현범(제주) 대신 김진수(전북) 설영우(울산)를 세웠다. 원두재(김천)가 섰던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에는 박용우(울산)를 내세웠다.

이강인(마요르카)과 황희찬(울버햄프턴)이 좌우를 활발히 오가며 엘살바도르의 수비진을 흔들었지만 골문은 좀처럼 열리지 않았다. 전반 5분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이재성(마인츠)이 때린 오른발 슛이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이강인이 전반에 때린 3차례 슈팅은 엘살바도르 골망을 흔들기에는 정확하지 않았다. 한국의 전반 유효슈팅은 1개였다.

황의조(가운데)가 20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엘살바도르와의 평가전에서 선제골을 넣은 뒤 기뻐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후반 시작과 함께 클린스만 감독은 이재성을 빼고 황의조(서울)를 투입했는데, 이 전략은 적중했다. 후반 4분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황희찬이 찔러준 패스를 황의조가 한차례 턴 동작으로 수비수를 제친 뒤 오른발 슛으로 엘살바도르 왼쪽 아래 골문을 갈랐다.

선제골 이후 클린스만 감독은 수비수들의 잇단 부상에 교체 선수를 투입했다. 후반 12분 박용우와 김진수가 나가고 홍현석(겐트)과 박규현(디나모 드레스덴)이 그라운드로 들어갔다. 홍현석은 활동량이 강점이고 박규현은 왼쪽 풀백뿐 아니라 중앙수비수, 수비형 미드필더를 소화할 수 있는 멀티 자원이다. 후반 25분에는 황희찬과 조규성을 빼고 손흥민(토트넘)과 오현규를 투입했다. 손흥민이 왼쪽, 이강인이 오른쪽에 자리해 엘살바도르 수비라인의 간격을 벌렸고 그 사이를 황의조, 오현규가 파고들며 엘살바도르 골문을 공략했다.

하지만 추가골은 나오지 않았고 오히려 엘살바도르에 일격을 당했다. 후반 42분 프리킥 상황에서 엘살바도르 미드필더 하이로 엔리케스가 골문 안으로 공을 띄워주자 수비수 알렉스 롤단(시애틀)이 몸을 날려 헤더로 동점을 만들었다.

4경기 째 승리를 신고하지 못한 클린스만 감독은 역대 외국인 감독 중 부임 후 최다 경기 무승을 기록했다. 클린스만 감독이 지휘봉을 잡기 전까지 외국인 감독 8명이 한국 대표팀 사령탑을 거쳤는데, 이중 첫 승을 가장 늦게 신고했던 사령탑은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한국의 4강을 이끈 거스 히딩크 전 감독이다. 히딩크 전 감독은 대표팀 지휘봉을 잡고 4번째 경기 만인 아랍에미리트전에서 4-1로 이기며 승리를 신고했다. 전임자인 파울루 벤투 감독은 데뷔전이던 2018년 9월 코스타리카전에서 2-0 승리를 이끌었고, 울리 슈틸리케 전 대표팀 감독도 부임 후 첫 경기였던 2014년 10월 파라과이전에서 2-0으로 승리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경기 뒤 “6월 평가전을 준비하며 많은 변화를 가져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중앙수비수 김영권(울산)의 부상을 비롯해 여러 가지 문제가 있었다”며 “수비 라인의 경우 전체가 바뀌었다. 많은 숙제를 남긴 평가전이었다”고 말했다.

16일 한국을 1-0으로 꺾었던 페루는 20일 일본과의 평가전에서 1-4로 졌다. 일본은 앞선 15일 엘살바도르와의 평가전에서 6-0으로 이기는 등 두 차례 평가전에서 10골을 넣는 무서운 득점력을 보였다.





대전=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